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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으로] 기를 막는 건 시기·질투 … 바른 자세가 건강 비결

혈기도(穴氣道) 창시자, 81세 우혈 선생 
혈기도 창시자 우혈 선생은 여든이 넘었지만 혈색이 좋다. 혈기도 수련으로 기운이 원활하게 흐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생은 “모든 기운을 단전에 쌓이게 하는 게 가장 바른 자세”라고 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혈기도 창시자 우혈 선생은 여든이 넘었지만 혈색이 좋다. 혈기도 수련으로 기운이 원활하게 흐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생은 “모든 기운을 단전에 쌓이게 하는 게 가장 바른 자세”라고 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한 택배회사의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박철진(41) 팀장은 어깨 통증으로 고생 중이다. 한두 해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욱신거리더니 올 초부터는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옷을 입을 수도 벗을 수도 없다. 답답한 건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점이다. 의사의 진단은 오십견(五十肩). 박씨는 40대 초반인 자신에게 왜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 궁금하다.
 
혈기도(穴氣道)의 창시자이자 세계연맹본부 총재인 우혈(宇穴·81) 선생은 이달 1일 발간한 저서 『몸이 나의 주인이다』(일리)에서 박씨가 겪는 것 같은 원인불명 질환들과 각종 성인병을 ‘기(氣)의 단절로 인한 현상’으로 규정했다. 현대인들이 필요 이상으로 먹고 마시고, 다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올바른 자세와 호흡을 외면하다 보니 자연과 교류가 끊겨 생긴 부작용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종로의 혈기도 세계연맹본부 도장에서 만난 우혈 선생은 “기가 막히고 기가 차다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시기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남을 이기려 하는 인간의 감정들이 기를 막히게도 하고 차게도 하는 것”이라며 “병원과 한의원을 몇 년간 다녀도 차도가 없었다던 사람들이 수련을 통해 혈문(穴門)을 연 후 거짓말처럼 좋아지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우혈 선생은 여든을 넘겼지만 청년처럼 혈색이 좋다. 깊은 주름이나 검버섯도 거의 없다. 눈빛은 강렬하고 목소리는 맑았다. 몸은 탄탄하면서 유연했다. 혈기도의 여러 행공 중 최고 난도로 꼽는 ‘발뒤꿈치 잡고 상체 세우기’(일명 곰 행공)를 시연할 땐 고관절이 믿을 수 없는 각도까지 돌아갔다. 혈기도 세계연맹본부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황남준 사범은 “마음을 비우고 우주의 기운을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단성(丹成)’의 경지에 오르면 몸이 어린아이처럼 유연해져 어떤 동작이든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다”며 “(우혈) 선생님께선 곰 행공을 하며 몇 시간씩 주무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혈 선생은 20대 중반까지 ‘스포츠맨 허장수’로 살았다. 경희대 체육학과를 나와 아마추어 복싱 전국대회에서 입상할 만큼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태권도 등 여러 무예도 익혔다. 시원시원한 성격과 추진력을 앞세워 사업에도 성공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날들이었다.
 
혈과 기의 세계에 입문한 건 29세 때인 1965년이다. 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이 세상에 정말로 신선이 있는지 궁금해 무작정 내설악 한계령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스승인 천우(天宇) 선생을 만나 17년간 수련했다. 우혈이라는 호도 스승한테 받았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산으로 향한 이유에 대해 우혈 선생은 “하는 일마다 잘됐고 늘 이겼지만 마음이 허전했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생활이 싫었다”며 “진정한 나의 삶을 찾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승이 등선(登仙·선인이 되어 하늘로 오름)한 이후 우혈 선생은 3년여간 전국 명산을 두루 돌며 자연과 호흡했다. 85년부터 서울에 ‘혈기도’ 간판을 단 도장을 내고 수련생을 받았다. 20년간의 구도 생활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세상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다.
 
혈기도는 ‘인간의 핵심은 정신이나 영혼이 아니라 몸’이라는 이론에 기반을 둔다. ‘육신은 껍데기일 뿐, 혼이 인간의 정수’라는 기존의 상식과 반한다. 우혈 선생은 “몸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 나는 없는 존재다. 영혼도 결국 몸에 얹혀사는 것”이라며 “내 몸은 정신의 도구가 아니라 나의 진정한 주인이다. 몸이 대자연과 호흡할 수 있게 수련하고, 몸이 의도하는 대로 따라가면 마음과 정신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혈기도 수련은 몸과 대자연이 원활히 소통하도록 돕는다. 우혈 선생은 “우리 몸에 있는 아홉 개의 큰 구멍(穴)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땀구멍들까지도 기의 통로 역할을 한다”며 “바른 자세와 호흡, 식사와 수련으로 내 몸 세포 속 탁한 기운을 내보내고 우주의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당일 도장을 가득 채운 수련생들이 혈기도를 수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범이 “지(地)~”를 외치자 가부좌를 한 수련생들이 일제히 긴 숨을 뱉었다. 뒤이은 “천(天)~”이라는 구령에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잔잔한 미소와 함께 수련생들을 지켜보던 우혈 선생은 “호흡은 오장육부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혈기도 수련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호흡에 이어 발목 관절과 허리를 푸는 등 스트레칭 등 예비 행공들이 이어졌다. 황남준 사범은 “예비 행공만 제대로 소화해도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땀은 혈문(穴門)이 열렸다는 신호”라며 “(우혈) 선생님께서 스승께 전수 받은 행공은 356가지나 되지만 수련생에게 가르치시는 건 수십 종 정도다. 고난도 동작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제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혈 선생은 현대인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선 식생활에 대한 개념부터 바꿀 것을 조언했다. “도 중의 도는 식도(食道)”라고 언급한 그는 “입으로 먹는 것 그 자체를 뛰어넘어 눈·귀·코·피부·느낌으로 먹어야 할 것들이 있는데 현대인들은 그걸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먹을 때 ‘하루 세 끼를 먹어야 한다’ ‘배가 불러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며 “좋은 물과 공기, 기운을 섭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적게 먹어 입 대신 위장을 즐겁게 하면 성인병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혈 선생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건강 비법은 바른 자세다. “현대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바른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며 “바르게 서고 앉고 걷는 게 삶의 기본인데 그것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바른 자세가 주는 행복감을 체험하면 새로운 삶이 열린다. 나는 똑같은 자세로 24시간을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혈 선생은 “누구든 마음을 비우고 몸을 단련해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면 단성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종교와 무관한 개념이라고 한다. 하늘과 땅의 에너지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행위는 육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그 에너지의 정체는 신과의 교감 또는 대자연의 축복이며 각자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혈 선생에게 박철진씨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드러난 현상만 보지 말고 그 이면의 원인부터 들여다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몸이 아픈 건 결과적으로 각종 스트레스 때문에 기의 밸런스가 무너진 결과”라며 “생활 속 스트레스가 크다지만 태어날 때와 죽을 때 받는 스트레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처음 올 때 이미 가장 큰 스트레스를 견뎌낸 사람들이다. 그 점을 깨닫고 새로운 용기를 내는 게 기의 흐름을 푸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일상 속에서 치열한 생존 전투를 치르는 현대인에게 던지는 메시지였다.
 
동작 ①

동작 ①

동작 ②

동작 ②

동작 ③

동작 ③

동작 ④

동작 ④

[S BOX] 넓적다리·골반 불균형 잡아주는 동작, 직장인들에게 좋아
혈기도의 수련 동작이 어려워 보이지만 막상 따라 해보면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혈기도의 기본자세는 허리 세우기다.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는 상체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가슴을 항상 쫙 펴야 한다. 서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허리가 앞으로 굽어져 엉거주춤 서면 안 된다.

위 사진을 보고 우혈 선생의 동작을 따라 해보자. ① 먼저 발바닥을 마주하고 앉아 양손으로 발뒤꿈치를 붙잡아 올려 다리를 옆으로 뻗어 벌린다. 요추를 앞으로 밀어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단전의 기운을 발뒤꿈치로 보낸다.

두 번째 동작으로 넘어가자. ② 벌렸던 다리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일자로 벌리면 좋지만 어렵다면 할 수 있는 만큼만 벌린다. 그 상태에서 골반을 앞으로 밀고 나간다. 그리고 바닥에 손을 짚고 상체만 앞으로 내밀어 쫙 편 가슴을 바닥에 닿도록 숙인다. 이때 양발 끝에 힘이 가야 한다. 엉덩이를 뒤로 빼면 안 된다.

③ 상체를 세우고 벌렸던 다리를 모아 앞으로 쭉 뻗는다. 이때도 허리는 굽으면 안 된다. 그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잡고 서서히 몸 쪽으로 끌어올린다. 가능하면 오른손으로 오른쪽 발뒤꿈치를 잡고 더 끌어당긴다. 오른발을 바닥에 내리고 왼발도 똑같이 한다.

마지막 동작은 난이도가 꽤 높다. ④ 가부좌 상태에서 오른발을 들어 목 뒤로 넘기고 양 손바닥을 붙여 합장한다. 다른 쪽 발도 따라 해보자. 네 동작은 넓적다리와 골반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주는 동작이다. 오래 앉아 일하는 직장인에게 권할 만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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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