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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대학 교정서 발견된 기묘한 시신, 흑마술·질식성애의 비밀이 …

마지막 의식

마지막 의식

마지막 의식
이르사 시구르다르도
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500쪽, 1만4800원
 
마녀사냥, 흑마술, 질식성애, 안구적출…. 키워드를 꼽으라면 이런 끔찍한 단어들을 늘어놓게 되는 장편소설이다. 흑마술은 악의적 목적을 위해 초자연적 힘에 의존하는 마술. 질식성애는 마약이나 알콜중독 부작용으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위 도중 올가미 등으로 스스로 목을 졸라 쾌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다. 둘 다 소설 속 독일인 청년 하랄트 건틀립이 탐닉하는 분야인데,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는 하랄트의 비밀을 파헤치는 게 큰 줄거리다. 음산한 범죄소설 구도인데, 뜻밖에 따뜻한 구석이 많다. 소설 저자처럼 ‘풀네임’이 한없이 늘어지는 미모의 여변호사 토라(구드문즈도티르)가 주인공이어서다.
 
토라는 어떤 범죄 스릴러 소설의 해결사에 견줘도 개성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여성 특유의 직감으로 말하는 상대방의 진위 여부를 즉각 판독하고, 역시 여성 특유(라고 말하고 싶다!)의 실리주의를 한껏 발휘해 원칙과 실리 사이에서 유연하게 처신한다. 이혼 후 2년째 남자친구가 없어 불쑥불쑥 욕망이 치솟는다. 짝을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 출신 ‘차도남’ 매튜와 밀고 당기기가 시종일관 양념처럼 뿌려져 있다. 범죄 스릴러로 분류해야 한다면 로맨틱 범죄 스릴러, 결국 가족애를 강조하는 따뜻한 범죄 스릴러다.
 
소설의 무대는 아이슬란드. 대낮, 수도 레이캬비크의 대학 캠퍼스에서 처참하게 훼손된 시체가 발견된다. 안구가 적출된 상태로다. 하랄트다. 독일에서 유학 온 그가 어울렸던 껄렁한 마약상 친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하랄트의 가족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파견된 게 매튜다. 토라는 매튜의 ‘사설 수사’를 돕는 아이슬란드 현지인 가이드격으로 사건에 개입하지만 맹활약을 펼친다. 둘의 합작으로 드러나는 진실은 하랄트가 스스로를 재물 삼아 흑마술을 실연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광기와 야만이 지배했던 중세 유럽의 흑역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교양소설 성격인데 읽기에 따라 지루할 정도로 정교하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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