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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 취임 두 달, 강경한 워싱턴 … 초당적 외교정책 펴야 북핵 해결

김동석 재미 한인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 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지난해 미 대선에서 한국과 미국의 언론들은 내내 헛다리를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를 ‘승산 없는 돌발 변수’ 정도로 치부했다. 그해 여름 트럼프의 저력을 제대로 짚어내 주목받은 사람이 있다. ‘트럼프가 2008년의 오바마처럼, 침묵했던 다수를 끌어내고 있다’(중앙선데이 2016년 5월 22일자)며. 92년부터 미국 내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정치적 힘을 결집하는 일을 해 온 김동석(59)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 얘기다. 미 의회 네트워크를 통해 2007년 하원 위안부 인권 결의안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트럼프 취임 두 달째인 22일 서울에서 만난 김 이사는 “지금도 주류 언론의 보도와 달리 트럼프의 지지세는 강고하다”며 “트럼프 시대, 한국이 초당적 목소리로 대미 관계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철학은 한마디로 ‘베리 심플’
긴장감 돌지만 의외 활로 생길 수도
‘한·미 관계를 미·일 관계 하부 구조로’
아베, 트럼프 여러 번 만나 방안 모색
한국 여야 정치권 한목소리 내야
미국 의회든 행정부든 무시 못해

러시아 내통 의혹 등으로 미 정치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얘기도 나오는데.
“‘탄핵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전체 여론의 힘이 트럼프 탄핵 쪽으로 결집될 것 같지 않다. 그가 존경받고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탄핵된 대통령은 안 될 거다. 다만, 이런 식이면 2년 후 중간 선거 때 참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더라도 지역 기반인 하원은 공화당이 여전히 다수를 유지할 것 같다.”
 
트럼프 지지세가 유지되는 배경은.
“선거 때 트럼프는 시골로 갔다. 5개 전당대회를 다 다녀봤는데 미국 시골에 그렇게 많은 백인이 사는지 몰랐다. 점잖은, 허름한 차림의 백인이 유세장을 꽉 채웠다. 트럼프는 이 백인 중하층 600만 명을 정치의 장으로 꺼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인종주의이고 그 중심에 백악관 실세인 스티븐 배넌 선임 고문이 있다. 많은 백인이 이민자들로부터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어 지지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거다.”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 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북한 도발에 대한 무력 공격 시사 등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대응이 강력해 보인다.
“전쟁도 불사하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 하지만 과거 행정부들에 비해 북한 문제가 해결될 기회가 더 열려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일본, 중국, 러시아, 동북아 다자 역학 관계를 함께 고려했지만 트럼프는 이런 걸 싫어한다. 그의 철학은 한마디로 ‘베리 심플(very simple)’이다. 긴장 국면도 있겠지만 1대1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서면 의외로 활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한국 정치 상황으로 대미 외교에 차질이 많은데.
“안타깝다. 워싱턴에서 일본의 움직임을 보면, 일본이 한·미 관계를 미·일 관계의 하부 구조로 넣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를 여러 번 만나면서 그런 구도로 가는 것 같다. 북한의 위협을 얘기할 때 트럼프는 한국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대북 문제나 한·미 간 이슈 등을 미국과 얘기할 때 여야가 수렴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미 의회든 행정부든 한국 정치권의 일치된 목소리를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이제까지 한국 정치인들을 만난 미 의원들이 ‘각자 얘기가 달라 너무 혼란스럽다’고 하는 걸 많이 들었다. 대부분의 나라가 국내 이슈에선 갈라져도 외교안보 정책은 초당적이지 않나.”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 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김동석 이사는 “위안부는 한·일 분쟁 이슈가 되면 미국이 외면한다”며 “홀로코스트처럼 미 사회의강고한 인권 문제로 자리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김 이사는 미국 내 한인 시민단체의 정치력 확장이 대미 외교력 강화의 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유대인들이 중심이 된 AIPAC(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를 보자. 미국이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건 미국 내 600만이 넘는 유대인의 결집력, 그들이 주류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이다. 한인도 200만 명이나 된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이들을 여의도 선거(재외국민 투표권 허용)로 끌어들여 버렸다. 한인들이 ‘클린턴이냐 트럼프냐’가 아니라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 누구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 정치의 판이 흔들리는 지금이 한인 같은 소수계가 정치적 힘을 확대시킬 기회라고 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도 미국의 외교에서 고려 사항일 텐데.
“위안부는 인류 보편의 인권 이슈로, 국제사회나 대미 관계에서 일본의 아킬레스건이다. 10년 전 미 의회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할 때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 ‘흑인 인권’ 문제에 얹어 어필한 이유다. 그런데 최근 한·일 진실게임처럼 돼 버렸다. 한·일 간 분쟁 외교 이슈가 되면 미국 사람들은 외면한다. LA의 한 기림비엔 한국 정치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일본이 쳐놓은 함정에 빠지는 거다.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 조명 운동을 1947년부터 했지만 70년대 중반 미 국민의 인권 이슈로 강고하게 다져질 때까지 조용히 했다. 과거사 사죄와 관련해 독일과 일본 정부를 비교하지 말고, 피해자인 우리와 유대인을 비교해 봤으면 좋겠다. 독일이 그런 자세를 취할 때까지 고도의 전략적 고민 아래 유대인들이 들인 시간과 정성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S BOX] 미국 대통령과 각료들 만찬에 다 불러내는 AIPAC(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
미 정계에서 유대인들의 영향력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AIPAC(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이다. 1954년 미국 내 유대인 지도자들이 만든 친이스라엘 이익 단체로, ‘제2의 이스라엘 외무부’로도 불린다. 올해 총회는 2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워싱턴에서 유대인 지도자 1만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AIPAC의 유일한 동아시아계 회원(일반 미 시민도 가입 가능)인 김동석 KACE 이사는 “26일 저녁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 두 나라 각료들이 참가하는데, 여기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 그림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스라엘을 지지해달라’고 하지 않고, ‘당신네 시민들의 형제들을 지켜달라’는 논리로 접근한다”며 그 배경엔 AIPAC의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인들도 AIPAC를 벤치마킹한 단체를 2014년 출범시켰다. KACE와 워싱턴한인연합회가 주관하는 ‘미주 한인 풀뿌리활동 콘퍼런스’(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다. 오는 7월 한인 800여 명이 모여 네 번째 행사를 연다. 김 이사는 “행사에 참가하는 미 연방 의원들의 숫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했다.


글=김수정 국제선임기자 kim.su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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