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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인터뷰]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지연? 근거 없는 음모론 멈춰야”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선체 무게만 6800t에 달하는 대형 선박(세월호)을 인양하는 작업은 사실 하나님이 하는 겁니다. 인양 회사는 단지 거들 뿐이죠.”

인양 공법 바꾸면서 3개월 흘렀지만
상하이샐비지가 투입한 막대한 자금 감안하면
인양 일정 늦출 수도 없고 늦출 이유도 없어
일부러 일정 늦추다간 인양에 실패할 가능성 커
막대한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인양지연은 ‘음모론’


선박인양·구난업체 코리아샐비지의 류찬열(63) 회장의 목소리에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있었다. 이 두려움은 인양 회사가 인양 작업을 인위적으로 미룰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류찬열 회장은 78년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해군·중견해운사(흥아해운)를 거쳐 19년 동안 선박 인양 업종에 종사한 인물이다.
 
세월호를 인양하고 있는 상하이샐비지는 류찬열 회장 입장에선 경쟁 업체다. 류 회장은 세월호 인양 입찰 평가에서 기술평가 부문 최고점을 받았던 네덜란드 스미트(SMIT) 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보증금이 부족해 실격처리되면서,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그의 입장에선 상하이샐비지 입장을 대변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류 회장이 굳이 상하이샐비지를 두둔하기 위해 입을 연 건 류 회장이 보기엔 근거가 없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인양 업체로 최종 선정된 건 19개월 전(2015년 8월)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23일 순식간에 세월호가 수면으로 떠오르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정치적으로 인양 시기를 조절했다’는 루머가 나온다. 루머가 확산하자 그는 “'인양 전문가로서 가만히 있는다면 조국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류찬열 회장은 “같은 인양 업체 입장에서 판단 컨데,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시기를 조절한다는 건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그가 목격한 상하이샐비지의 인양 준비 과정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상하이샐비지는 애초 ‘크레인 공법(선체를 쇠사슬로 감아 크레인으로 끌어올린 뒤, 플로팅 도크(flating dock·해상부두)에 얹어 운반하는 방식)’으로 세월호를 끌어올리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유압으로 66개의 인양줄을 잡아당겨 선체를 끌어올린 뒤, 반잠수식 선박에 얹어 운반하는 방식)’으로 인양 공법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3개월이 흘렀다. ‘정치적 고려’ 루머가 떠도는 이유 중 하나다.
 
류 회장의 반박을 들어보자. “상하이샐비지는 흥우산업이 보유한 (크레인공법용) 플로팅 도크를 빌리는데 10개월 동안 약 50억원을 지급했다. 또 이걸 개조·시운전하다가 압착사고가 발생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재개조하는 과정에서 최소 100억원은 들었을 것이다. 또 1만2000t급 리프트 크레인을 가져오려고 현대중공업·상하이전화중공업(ZPMC) 등과 접촉했고, 세월호가 들어갈 140m 길이 박스(조금구) 제작비도 100억원 정도가 들어갔지만, 공법을 바꾸면서 이 돈을 포기했다”며 “어떤 기업이 인양을 억지로 늦추려고 그렇게 많은 돈을 버리겠나”고 되묻는다.
 
근거는 없지만, 루머처럼 이 돈을 한국 정부가 보전하기로 하고 인양 일정을 늦춰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상하이샐비지가 인양을 늦추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는 게 류 회장의 생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성공 확률이 지나치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인양은 풍속·유속·파도·조석 등 다양한 조건이 한꺼번에 들어맞는 날만 작업이 가능하다. 모든 조건을 계산해서 작업을 시작해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종종 터진다. 일부러 일정을 늦추다간 적기를 놓쳐 아예 인양에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류찬열 코리아샐비지 회장

억지로 작업을 지연했다간 인양 전문가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 이들은 바지선에 가설치된 컨테이너 2개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350여명이 묶기에는 턱없이 비좁은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장은 “인양이 시작된 이후 거의 잠을 못자고 밤새다시피 교대 근무 중”이라고 말한다. 류 회장도 “수중작업 인력은 대변이 마려울까봐 3일 정도는 식사를 최소한으로 섭취하면서 일한다”며 “일부러 작업을 지연하는 건 인양업체 입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 문제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류 회장에 따르면 인양 작업에 참여한 인력 1인당 일당은 98만원 안팎이다. 작업이 하루만 지연돼도 인건비가 매일 3억4300만원씩 불어난다.
 
중국 현지 상황을 고려해도 상하이샐비지가 인수시기를 일부러 늦추는 건 비상식적이다.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 세월호 인양에 실패할 경우 자국 내 정치적 타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류 회장이 들려준 얘기는 이렇다. 세월호 입찰에서 상하이샐비지는 851억원의 입찰가(펜스 등 기타 비용 보조로 계약액은 916억원)를 써냈다. 당시 또 다른 중국업체인 옌타이샐비지도 입찰가로 960억원을 제안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교통운수부 국장급 인물이 사장으로 영전한 기업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자국 국익을 위해 입찰가를 높이 써낸 옌타이샐비지로 입찰 업체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하이샐비지가 저가 입찰을 고집하면서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입게 됐다는 거다.
 
류 회장은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선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손실 최소화’가 급한데 다른 나라(한국) 정치적 상황까지 고려해줄 여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인양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가 큰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는, 실패 확률을 높이면서까지 인양을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건데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시기를 일부러 늦추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는 게 류찬열 회장의 주장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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