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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배터리굴기...“한국 업체 밀어내라”

신에너지 자동차(이하 전기차) 발전은 중국이 자동차 대국에서 자동차 강국으로 가는 필수 코스다.

지난해 5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자동차를 방문했을 때 한 말이다. 두 달 후부터 중국 주요 정부 부처는 관련 지원 정책이 쏟아졌다.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되고 있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조감도 [사진 테슬라]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되고 있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조감도 [사진 테슬라]

그로부터 8개월 후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장악을 위한 2차 공세에 나섰다.  

자국 업체엔 무제한 자금 지원하며
외국 기업은 신규 진출 아예 차단
2025년엔 세계 리튬전지 시장 지배

 
자국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 한편 외국 기업 진출 제한하는 방법까지 동원할 계획이다.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이하 FT)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을 중국 시장에서 몰아내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산업도 지배하게 될 것

실제 2012년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비야디(BYD)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2012년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은 BYD는 시가총액 187억 달러(21조원)가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버스 업체로 100만 대 이상의 BYD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에는 500만 대로 다섯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선전 택시정류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 택시 [사진 중앙포토]

중국 선전 택시정류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 택시 [사진 중앙포토]

특히 FT는 중국 배터리 업체 신능원과기유한공사(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td·이하 CATL)에 주목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일본 파나소닉을 능가할 업체로 평가했다. 현재 CATL의 기업 가치는 115억 달러(12조9000억원)에 이른다. 2020년이면 생산량도 50기가와트(이하 GWh)로 미국 테슬라와 파나소닉 합작사가 미국 네바다주에 세울 공장(35GWh)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테슬라와 파나소닉 합작사가 미국 네바다주에 세우고 있는 배터리 공장 [사진 비즈니스 인사이더]

미국 테슬라와 파나소닉 합작사가 미국 네바다주에 세우고 있는 배터리 공장 [사진 비즈니스 인사이더]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CATL의 배터리 생산용량을 7.6GWh에 도달했다고 추정했다. 벌써 CATL 공장 주변엔 2만 명 직원이 일한 사무실과 기숙사가 한창 건설 중이다. 닐 양 CATL 마케팅 이사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망 전체를 이끌 수 있는 기업이 목표”라고 말했다.
FT "중국 CATL이 일본 파나소닉 능가할 전망"

중국 정부, “2020년 생산용량 2배로 늘려라!”

단순 보조금 지원을 고수하던 중국 정부도 2017년 들어 공격적인 지원정책을 꺼내 들었다. 2020년까지 자국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용량을 배로 늘리고, 해외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30년간 중국 배터리 시장을 군림해왔던 한국과 일본 기업 몫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다.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원료인 리튬도 중국에 풍부하다. 리튬 매장량은 볼리비아와 칠레가 앞서지만, 생산량은 2015년부터 중국이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전 세계 리튬 수요는 2015년 기준으로 전자기기(52%)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기차가 28% 수준”이라며 “2020년에는 10만 톤 이상 늘어 전자기기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현재 전 세계 리튬 수요도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리튬매장량 순위. 중국이 볼리비아·칠레·미국·아르헨티나 다음으로 전 세계 5대 매장량 국가로 꼽힌다. [사진 미국 지질연구소]

전 세계 리튬매장량 순위. 중국이 볼리비아·칠레·미국·아르헨티나 다음으로 전 세계 5대 매장량 국가로 꼽힌다. [사진 미국 지질연구소]

중국 배터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금융 정보기관 윈드(Wind)는 현재 10억 위안(1600억원) 규모의 중국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2020년 136억 위안(2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훨씬 커질 글로벌 시장에 주목했다. 2025년 중국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45조원)에 이른다고 봤다.
LG화학이 제작한 미국 시보레 전기차 볼트 장착용 60 kWH 급 배터리 [사진 시보레]

LG화학이 제작한 미국 시보레 전기차 볼트 장착용 60 kWH 급 배터리 [사진 시보레]

정부의 강력한 지원, 풍족한 원료…급속 성장
중국은 배터리 산업이 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FT도 중국 배터리 분야를 2000년 초반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을 독식한 사례와 빗댔다. 
 
고든 오어(Gordon Orr) 전 맥킨지 아시아 담당은 “태양광 산업 태동 시기에 중국 기업들이 70%나 가격을 낮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잠식했다”며 “배터리 산업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나선다면 한·미·일 업체 시장점유율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중국 태양광 수요, 전 세계 60% 생산도 전 세계 6~70% 담당해 사실상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쥐고 흔들고 있다.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쓰쭈이산에 있는 태양광발전소 [사진 ZME SCIENCE]

현재 중국 태양광 수요, 전 세계 60% 생산도 전 세계 6~70% 담당해 사실상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쥐고 흔들고 있다.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쓰쭈이산에 있는 태양광발전소 [사진 ZME SCIENCE]

정부의 지원, 풍족한 원료…빠르게 크는 시장

중국, 배터리 산업이 크기에 최적의 조건 갖춰

앞으로 커질 시장만 보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당황스럽다. 한국 LG화학도 부푼 꿈을 안고 2015년 중국 동부 난징에, 삼성SDI도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일찍 뿌리내리기 위해서였다.
일본이 개발하고 한국이 벌인 전 세계 시장, 이젠 중국이 접수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1년이 지나도록 배터리 공급 가능 업체 목록에 LG화학과 삼성SDI를 빼버렸다. 미국 보스턴 파워, 일본 파나소닉 등 다른 외국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보조금 지급 기준도 더 엄격히 제시해 차별마저 강화했다.
 
지난해 말 중국 내에서 최소 8GWh의 생산용량을 가진 곳이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자격이 되는 업체는 중국 BYD와 CATL 딱 두 곳에 불과했다. LG화학과 삼성SDI 중국 내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2GWh에 불과했다.
LG화학·삼성SDI 중국 내 차별 여전
현지 업계에선 올해 생산 조건을 3GWh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돌지만, 현재 한국 업체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게다가 사드 배치 보복까지 이어지자 LG화학과 삼성 SDI는 잠시나마 중국 생산을 접었던 때도 있었다.
 
중국 당국의 이런 행보에 대해 글로벌 업계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마이클 듄 듄오토모티브 대표는 “중국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세계 최고 배터리 기술을 확보했으면서 자국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길 바라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규제나 보조금 등 정책을 통해 외국 기업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선전 택시정류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 택시 [사진 중앙포토]

중국 선전 택시정류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 택시 [사진 중앙포토]

한국 업체도 살길 찾기에 나섰다. 두 업체 모두 중국 공장은 유지하되 판로를 다각화하는 한편 중국 외 공장을 늘리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LG화학의 경우 중국 난징공장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공정을 증설에 나섰다. 중국내 생산 리튬이온 배터리의 판로는 미국과 유럽으로 정했다. 또 폴란드에 순수 전기차 10만 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 중이다.
한국 업체, 중국 외 판로 뚫고 해외공장 건설 추진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 보조금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저속 물류차 등 소형 트럭용 배터리팩 납품을 추진하는 한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모듈을 생산하던 헝가리 공장을 배터리 공장으로 바꿔 전기차 5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개조에 착수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비중도 더 늘릴 예정이다.  
LG화학이 개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배터리를 모아놓은 설비. [사진 LG화학]

LG화학이 개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배터리를 모아놓은 설비. [사진 LG화학]

두 업체 모두 중국보다 기술 수준이 앞선다는 이점을 살려 품질 기준이 다소 까다로워도 판로를 다양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마크 뉴먼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중국 업체는 아직 한국과의 기술적 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얼마 남지 않았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이미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해 시장 점유율 70% 달성을 공식화했습니다.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고 있어 한국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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