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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생 울리는 대학 기숙사의 ‘갑질’

새 학기에 활기차야 할 대학생들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집을 떠난 새내기들은 낯선 환경과 경제적 문제로, 졸업반들은 취업 문제 등으로 고민한다. 그런데 기숙사에 들어간 학생들은 황당한 고통까지 겪고 있다. 대학 측이 한 학기에 수백만원 하는 기숙사비를 일시불 현금으로만 받고, 식권도 100장·200장씩 강매하는 것이다. 학생에 대한 배려는 내팽개치고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중앙일보가 서울 소재 12개 대학의 기숙사를 조사해 보니 횡포가 지나쳤다. 12곳 모두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 분할납부조차 받지 않았다. 교육부가 2년 전부터 권고한 내용이지만 대학 측이 처벌 조항이 없는 데다 수수료 부담을 내세워 외면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지불 방식을 자율에 맡기는 미국 대학들과는 정반대다. 식사의 질도 열악하다. 한 끼에 3900원을 받으면서도 밥과 국, 김치와 계란말이 한두 조각이 전부인 기숙사도 있었다. 밥맛이 없어 사용하지 않은 식권이 쌓여도 환불을 안 해 준다니 이런 갑질이 어디 있나.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방치되는 이유는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전국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0%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도권은 15%, 서울은 11%여서 방 구하기가 별 따기인 학생들만 봉이 된다. 게다가 민자기숙사의 경우 업자가 시설을 짓고 운영을 맡아 투자금을 거둬들이려다 보니 1인실이 월 6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일반 원룸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이번에 드러난 갑질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교육부는 전국 대학의 기숙사 실태를 점검해 횡포를 바로잡아야 한다. 대학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면서 학생들 잠자리와 밥을 갖고 장난치는 기숙사만 방치하는 까닭이 뭔가. 기숙사 확충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에 저금리로 건축비를 빌려줘 기숙사비를 낮게 매기는 공공기숙사, 여러 대학 학생들이 함께 거주하는 연합기숙사, 자치단체가 공급하는 향토학사 등이 많아져야 한다. 기숙사 확충을 반대하는 대학가 주민들과의 상생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는 곧 우리 사회의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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