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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척 꿈 베저스, 한국 로봇에 반하다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가 19일(현지시간)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2’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 베저스 트위터]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가 19일(현지시간)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2’ 로봇을조종하고 있다. [사진 베저스 트위터]

“내가 시거니 위버처럼 보이지 않아요?”
 

비공개 첨단기술 행사서 깜짝 시연
“영화 에일리언 주인공 된 것 같다”
세계 최대 인간형 로봇 ‘메소드-2’
바퀴 아닌 다리로 시속 2㎞ 이동
내년 이후 100억원에 판매 예상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가 영화 ‘에일리언’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여전사’ 위버인 양 연신 로봇 팔을 흔들어 댄다. 한 팔만 움직여 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양팔을 동시에 움직이며 신나게 즐기는 표정이 역력했다. 영화 ‘아바타’에 나왔던 탑승형 로봇과도 유사한 형태로, 가운데 자리에 들어앉아 양손을 움직이면 로봇 팔도 덩달아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이어지는 보조기구가 인체의 움직임을 거의 그대로 감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자동화와 로봇, 우주 탐험 등을 주제로 마련한 마스(MARS·Machine-Learning Automation, Robotics & Space Exploration) 콘퍼런스의 한 장면이다. 이 콘퍼런스는 아마존이 매년 로봇과 인공지능(AI) 전문가 몇몇만 초청해 여는 사내 행사다. 베저스가 관심 많은 이족(二足) 로봇과 드론의 최첨단 기술을 만끽할 수 있는 비공개 행사로 유명하다. 이번엔 베저스가 트위터에 동영상까지 올리면서 로봇 시연 모습은 순식간에 온라인으로 퍼져 나갔다. 베저스를 신나게 만든 로봇이 다름 아닌 국내 토종 기업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2(Method-2)’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다. 높이 4m에 무게 1.6t에 달하는 메소드-2는 베저스가 보여 줬듯 탑승형 이족보행형 로봇이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지난해 말 AFP와 인터뷰에서 “인간이 들어가 작업할 수 없는 위험한 공간까지 근접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이라며 “2017년 말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상 판매가격은 대당 830만 달러(약 100억원)라고 덧붙였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이 2014년 투자해 설립한 한국미래기술은 이전 모델인 메소드-1에 비해 좀 더 시장에서 원하는 모습과 사양으로 메소드-2를 개발했다. 메소드-1의 경우 한국미래기술이 2년간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했다. ‘트랜스포머’와 ‘로보캅’ 등의 로봇 디자인에 관여한 할리우드의 엔터테인먼트 디자이너 비탈리 블가로프가 제작에 동참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개발사 “아마존과 제휴계획은 미정”
 
자료:한국미래기술

자료:한국미래기술

메소드 시리즈의 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크면서 바퀴가 아닌 다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불안정한 하체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베저스 또한 메소드-2의 상체만 조작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상체의 무게를 더 줄여야만 관절을 움직일 때 균형을 잡으면서 별다른 마찰 없이 부드럽게 나아갈 수 있다. 베저스가 시연한 동영상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천장과 연결된 쇠사슬로 로봇 어깨를 고정해야 했다.
 
메소드-2의 개발에는 KAIST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드는 데 관여한 연구자들과 광운대·서울과학기술대 등의 교수들이 참여했다. 한국미래기술 관계자는 “올해 초 아마존 측으로부터 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마존과 제휴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마땅히 공개할 내용은 없다”고 했다.
 
한편 20일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7년 세계 갑부’ 리스트에서 베저스는 전년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갑부로 기록됐다. 베저스는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을 설립해 우주탐사파크 건립을 추진 중인 탐험가이기도 하다. 이날 메소드-2를 시연하는 모습은 영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USA투데이는 이날 베저스의 로봇 시연에 대해 “아이언맨을 실생활에 구현하는 경쟁에서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가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를 앞섰다”고 평가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문희철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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