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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WTO 제소, 승소 힘들지만 중국엔 부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18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샤오제(肖捷)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을 타진했지만 실패했다.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게 표면상의 이유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전박대’나 다름없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 측에 사드 보복과 관련해 따질 기회조차 마련하기 어렵다.
 

실효성 있나 … 갈리는 전문가 진단
“섣불리 제소 땐 한·중관계 급랭
장기 대응책 차분히 모색해야”
“국제 규정 위반 입증 어렵지만
부당 조치 세계에 알릴 계기”

이처럼 중국이 대화는 외면한 채 사드 보복의 강도를 높이면서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전 조치로 지난 17일 WTO 서비스이사회에서 정부는 “한국 관광·유통 분야에 대한 중국의 조치가 WTO 협정 위배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WTO는 ‘정치적 이유로 무역 제한을 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또 WTO 회원국끼리 최혜국 대우(수출입 규칙을 모든 국가에 차별 없이 적용)와 내국민 대우(외국인을 자국인과 동등하게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정했다. 정부가 문제 삼는 부분이다.
 
문제는 증거다. 다른 모든 소송과 마찬가지로 WTO에 제소해 이기려면 중국이 WTO 규정을 어겼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만만치 않다. 중국의 보복 방식이 교묘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해 자국의 소방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통관 규칙을 까다롭게 살피는 식으로 한국 기업을 괴롭히고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롯데뿐 아니라 다른 해외 기업에도 국내법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라는 논리를 펴면 한국이 이를 뒤집기 어렵다”며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을 주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어 WTO에 제소해도 승산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무작정 제소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섣불리 제소하면 양국 관계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며 “사드 보복으로 당장 수출 등에 큰 영향이 있는 건 아닌만큼 일부 업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대응책을 차분히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WTO 제소 자체가 중국에 압박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파고에 맞서 중국은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자유무역과 거리가 먼 자국의 행위가 국제기구에서 정식으로 거론되면 중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결과와 관계없이 WTO 제소를 통해 중국의 부당한 조치를 세계 시장에서 공론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통상법 전문 변호사는 “정부가 패소했을 경우의 책임을 의식해 제소에 소극적인 것 같다”며 “중국의 가시적인 보복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을 WTO에 제소하면 우선 양국이 협의 절차를 진행한다. 협의가 결렬되면 3명의 위원단으로 구성된 패널이 설치돼 WTO 규정 위반 여부를 가린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통상 2~4년이 걸린다.
 
만약 한국이 승소하면 중국은 향후 유사한 경제 보복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어기면 한국은 중국에 보복 관세를 매길수 있다. 이와 관련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협조와 이해를 위한 소통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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