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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봉제로 임금격차 더 확대 … 노동계도 보완 필요성 인정

한국에선 연공급(호봉제) 임금체계가 아직도 대세다.
 

노사정위·노동경제학회 토론회
“임금체계 바꿔야 저성장 등 해결”
“호봉제, 악은 아니지만 지속 불투명”
대선주자들, 성과연봉제에 부정적

지난해 11월 현재 71.8%에 달한다. 연공급 체계에선 해만 바뀌면 임금이 오른다. 성과나 생산성, 능력과 상관없다. 근속연수가 임금을 좌우한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같은 비율로 올려도 초봉이 높은 대기업 수준을 중소기업이 따라잡기 힘들다. 2015년 말 현재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 정규직의 임금은 50이 안 된다.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와 한국노동경제학회가 21일 공동 주최한 임금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 모두 같은 진단을 내놨다. 전문가는 물론 노동단체 간부도 과도한 연공급에 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지난 18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식에 참석해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언한 대선주자들과 온도 차가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성과연봉제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즉각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도 “평가제도 개선”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영향평가센터소장은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근속 20년이 지나도 가파르게 임금이 상승한다”며 “숙련이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근속연수로 임금을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저성장, 고령화, 정년연장, 양극화 심화와 같은 문제는 연공급의 완화 또는 새로운 임금체계로의 개편 없이는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우성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획일적인 임금체계보다는 역할급이나 직무급, 능력급은 물론 이런 임금체계를 버무린 종합급 등 다양한 모델을 기업 실정에 맞게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대기업 노조와 근로자의 관심은 임금체계라기보다 임금수준에 대한 관심이 지배적”이라고 진단한 뒤 “대기업의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위기관리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임금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계도 연공급의 폐해를 일부 인정하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연공급 자체를 악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연공급 체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금격차를 확대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정 본부장은 “연공성을 완화·보완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기업 상황에 맞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교수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정책기획실장도 “(임금체계 개편을) 고용안정 대책과 병행하고 사회적 연대임금과 연계한다면 대중을 설득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기업의 기존 질서를 최대한 유지하는 대안적 종합급이나 기업별 맞춤형 임금체계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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