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육아휴직자 많으면 기업은 손해?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면 업무몰입도가 높아져서 결국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다양한 휴직제도와 유연근무제 등 기업 특유의 육아지원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죠."  
 

육아휴직 이용률 10% 증가하면 1인당 이윤 3.2% 증가
시간 지날수록 육아휴직 이용도 크게 늘어...사회여론 중시
근속기간에 선택근무제만 효과...탄력·재택근무 효과 없어

지난 1월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를 도입한 롯데백화점의 주준식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도입 3개월째인 현재 롯데백화점의 남성 육아휴직률은 70% 수준이다. 남성 직원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1개월간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쓰고, 회사는 휴직 기간 정부지원금과 별도로 통상임금 100%를 보전해준다.
 
 세계 224개국 중 220위.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서 지난해 추정한 한국의 합계출산율(1.25명) 성적이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에선 꼴찌다. 그래서 정부도 저출산 해소를 위한 일·가정 양립제도 확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이윤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이런 정책이 달갑지만은 않다.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많이 하면 당연히 기업은 손해라는 생각에서다. 일·가정 양립 우수 기업들이 말하는 '기업경쟁력' 같은 육아휴직의 '효과'는 여유 있는 대기업들의 허세로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할수록 사업체의 1인당 이윤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서울 종로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홍 연구위원의 ‘일·가정 양립지원제도의 효과’ 발표에 따르면, 노동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격년으로 30인 이상 사업체 표본조사를 시행한 사업체 패널 자료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의 육아휴직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이용률이 10% 증가하면 사업체의 1인당 이윤은 약 3.2% 증가했다.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하면 무조건 기업 이익이 커진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기업에 손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1인당 인건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육아휴직 이용률은 시간에 따라 특히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률의 증가 폭은 2년 전보다 2009년 4%포인트, 2011년 14%포인트, 2013년 23%포인트로 커졌다. 시간은 정부정책이나 여론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업이 고용형태나 복지제도를 결정할 때 사회적 분위기를 중시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와 노동조합 유무에 따라서도 육아휴직 이용률은 차이를 보였다. 노조가 있는 사업체는 없는 곳에 비해 육아휴직 이용률이 최대 9.8% 더 많았고, 기업 규모가 1% 커질수록 육아휴직 이용률은 최대 16.9%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정부가 일·가정 양립제도로 독려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육아휴직 후 근속 기간을 비교한 결과 선택적 근무시간제만 효과가 있었고, 탄력적 근무시간제나 재택근무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적 근무시간제는 다양한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10시~오후 7시 등)을 대안으로 놓고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 제도를 실시한 업체의 근속 기간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1.4년 더 길었다.
 
 반면 평균 주 40시간 내의 범위에서 일이 많을 때는 근무시간을 늘리고, 일이 적을 때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탄력적 근무시간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일·가정 양립에 있어 유연한 근무시간보다는 정확하고 일정한 퇴근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홍 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제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사관리나 비용 부담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일·가정 양립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육아휴직 이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