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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미스터리, 과학 발전의 어머니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UFO, 텔레파시, 미라 코카인 등
일반 상식에 반하는 과학적 사례들
흥미진진한 가설과 곁들여 소개
“진실 못 밝힐 때 새 패러다임 탄생”

맹성렬 지음, 김영사
365쪽, 1만4000원
 
자연과학이 의심의 여지 없는 객관적이고 자명한 사실들의 체계라는 생각은 더 이상 ‘진리’가 아니다. 패러다임 이론의 등장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가령 과학 상식에 어긋나는 현상이 발견되면, 기성 과학은 이를 무시하거나 기존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다 둘 다 실패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탄생했다. 이때 기존 과학이론은 상당 부분 폐기된다. 그런 점에서 순수한 과학 분야마저도 ‘지적 정통성’을 쟁취하려는 상징적 전투의 전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은 과학의 지위에 대한 이런 생각에 훌륭한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책이다. 2000년 전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전지(電池)부터 실재 여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UFO, 최신 진화이론으로도 잘 설명되지 않는 신비스러운 ‘돌연변이 현상’에 이르기까지 상식적인 과학을 거스르는 정보들을 깨알 같이 담고 있어서다.
 
책은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상식에 반하는 과학 사례들을 일곱 개 장에 걸쳐 들여다 본다. 1장의 제목은 ‘고대 신·구대륙 간 교류를 암시하는 미라 코카인의 미스터리’다. 기존 역사 패러다임에 따르면 지리상의 대발견 시대(15∼18세기) 이후에나 신대륙 식물이 구대륙으로 건너갔다. 한데 그보다 훨씬 전인 이집트의 미라에서 니코틴과 코카인 성분이 발견됐다. ‘미라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밀 조사 결과 의심의 여지 없는 진품이었다. 이런 역사학의 구멍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례는 더 있다. 대발견 시대 이전 세계 곳곳의 유적에서 고구마·옥수수가 발견됐다. 역시 기존 역사학을 흔드는 사례들이다. 학자들은 페니키아인·중국인·폴리네시아인들이 15세기 이전에 구신대륙간 교역에 나섰을 가설을 제시했다.
 
2000년 전 이라크 바그다드 유적에서 고대 전지가 발견됐다는 4장 내용도 1장 만큼이나 허를 찌른다. 과학자들이 달라붙어 이라크의 고대 전지가 종교 의식, 의학적 목적, 금속 도금에 사용됐다는 등 여러가지 가설을 제기했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어쨌든 서구 중심적인 선형적인 역사 발전 패러다임에 반하는 사례다.
 
2장에서는 미국 대통령들에 얽힌 UFO 미스터리를 소개했다. 기존 세계관·우주관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폭발력 있는 이슈다. 레이건 대통령이 UFO 목격자였다거나 케네디 대통령이 UFO 비밀문서 공개를 요구하다 암살됐다는 가설을 전한다.
 
독일에 맞서 원자폭탄 개발을 서두르자며 아인슈타인과 실라르드(오른쪽)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설득했다. [사진 김영사]

독일에 맞서 원자폭탄 개발을 서두르자며 아인슈타인과 실라르드(오른쪽)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설득했다. [사진 김영사]

‘상식 밖의 과학사’를 통해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런 거다. 과학의 발전 역사는, 주류 학문에서 당연하게 치부했던 내용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한다는 얘기다. 미지의 영역이 커질수록 우주 만물에 대한 경외감도 커지고 하루하루에 감사하게 된다.
 
3장의 내용이 특히 흥미롭다.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폴터가이스트·텔레파시와 같은 초심리 현상을 어느 정도 사실로 인정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 신학과 과학이 갈등했듯이 과학은 초과학과 충돌한다. 프로이트는 융을 후계자로 여겼으나 융이 초자연 현상, 신비주의에 지나치게 경도됐다고 여겼다. 결국 둘 사이는 갈라졌다. 프로이트는 처음에는 초심리 현상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열혈 신봉자로 ‘개종’했다. 하지만 텔레파시에 대한 자신의 관심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그래서 그의 『정신분석과 텔레파시』는 사후인 1941년에 발간됐다.
 
우리 스스로 세계 최고(最古) 혹은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자부하는 천문대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 6장도 흥미롭다. ‘토착 종교의 제단’ ‘첨성대에 카메라 원리가 적용됐다’는 낯선 가설을 소개한다. 이런 이설을 폭넓게 받아들여 첨성대를 국제적 시각에서 재해석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S BOX] 데카르트처럼 의심하라
저자인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맹성렬 교수는 학창시절 세상 이치를 모두 안다는 착각에 빠졌다. “내가 가르치는 것이 궁극적인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은사의 고백에 흔들렸다. 저자는 마치 데카르트처럼 모든 주의·주장을 철저한 의심, 합리적인 의심으로 대하게 됐다. 한때는 인생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느꼈다. 우주 미스터리에 대한 경외감을 맛보고 재미를 되찾았다. 전작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에서는 1만여 년 전 초고대 문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논증했다. 그의 방법론은 ‘씨줄·날줄 방법론’이다. 최근 확인된 학술적 증거가 씨줄, 그의 논리가 날줄이다. 서울대(물리학 학사), KAIST(신소재공학 석사), 케임브리지대(공학 박사)에서 공부한 저자는 자칫 비과학·미신으로 공격받을 수 있는 주제를 이 책에 담기 위해 주석 347개를 달고 참고문헌 306개를 동원했다.
김환영 논설위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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