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책 속으로] 길 위에 나타난 작은 문, 그 문 여니 신나는 세상

아이에게도 생각이 도망갈 곳은 필요하다. 길에는 잔뜩 찌푸린 얼굴의 어른들이 다니는데 그들은 어쩌다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한다. 그때 길 위에 나타난 문 하나. 『문』(이지현 지음, 이야기꽃, 48쪽, 1만6000원)에 나오는 아이의 생각은 이 문을 열고 뻗어 나간다. 여기에는 부딪히면 사과하는 사람이 있다. 피크닉 중에 배고픈 사람을 보면 그가 낯설더라도 초대하는 가족이 있다. 결혼식에서 덩치 큰 신부가 왜소한 신랑을 번쩍 들어 올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하객들이 있다. 이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무엇보다 서로에게 웃어준다.
 
말 없는 그림책이다. 등장인물들의 말풍선 속에는 낙서 같은 표시만 돼 있다. 문 뒤의 동물들은 새인지 토끼인지 병아리인지 알 수도 없이 모호하게 그려져 있다. 조용한 그림책이지만 문 뒤의 환상으로 아이가 치유받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현실로 다시 돌아온 아이는 기특하게도 문을 열어두고 열쇠도 그대로 꽂아뒀다. 이제 누구든지 그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