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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CEO 인터뷰] 에어프랑스도 저비용항공 론칭 … 고품격 서비스로 차별화하겠다

자나일락 에어프랑스-KLM 회장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가 올가을부터 저비용 항공기를 띄운다. 에어프랑스와 KLM, 두 개 대형 항공사가 속한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장마크 자나일락(63) 회장은 지난 2월 9일 샤를드골 공항 허브 리노베이션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프리미엄 항공사의 대표 격인 에어프랑스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세상은 변화하는데 기업은 과거에 멈춰 있다면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가항공, 장거리 노선 승객 빼앗아
세상 변하는데 멈춰 있으면 무책임
티켓 가격 15~20% 정도 낮추지만
에어프랑스와 견줄 만한 서비스
손실 나는 미국·아시아 노선에 집중
올가을 A320으로 중거리 운항 시작
내년 여름 A340으로 장거리도 투입

유럽 항공업계는 현재 ‘저비용 장거리(low-cost, long-haul)’ 전쟁 중이다.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영국 이지젯 등 중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소형 저비용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면서다. 이들은 대형 항공사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대표적인 저비용 항공사 노르웨지안 항공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북미~유럽 노선 운항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시장점유율 3%(2016년 기준)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의 점유율 13.5%와 비교하면 놀랄 만한 성장이다.
 
2월 9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자나일락 회장은 아직까지 브랜드 이름이 결정되지 않은 이 저비용 항공 자회사 론칭 계획을 ‘부스트 프로젝트(Boost Project)’라고 소개했다.
20 16년 6월 에어프랑스-KLM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장마크 자나일락 회장. 에어프랑스의 저비용 항공사 론칭을 주도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 에어프랑스]

20 16년 6월 에어프랑스-KLM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장마크 자나일락 회장. 에어프랑스의 저비용 항공사론칭을 주도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 에어프랑스]

 
‘부스트 프로젝트’란 어떤 계획인가.
“2016년 11월 ‘트러스트 투게더(Trust Together)’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6월에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후, 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업전략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부스트 프로젝트는 그중 하나다. 저비용 항공 자회사 론칭 사업을 내부적으로 부르는 표현이지만, 단어 의미 그대로 그룹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익을 신장시킬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프리미엄 마케팅을 특화해 온 에어프랑스가 저비용 브랜드의 필요성을 판단한 이유는.
“에어프랑스는 2014년 5월부터 전 좌석 터치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세계 항공업계의 새로운 경쟁자들에 주목해야 한다. 유럽의 저비용 항공사들뿐 아니라 아시아·유럽 시장을 공유하는 ‘걸프 에어라인(중동 3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카타르항공을 일컫는 표현)’도 위협적인 경쟁자들이다. 새로운 가격대, 새로운 조직과 경쟁하기 위해선 우리가 훨씬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저비용 브랜드 운영은 프리미엄 마케팅에 강점을 보여 온 에어프랑스로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다. 에어프랑스-KLM은 2016년 7억9200만 유로(약 9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도 1억1800만 유로에 비해 엄청나게 오른 수치지만 시장 경쟁력 면에선 사실 체면을 구겼다 . 전체 노선 중 35%에서는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고, 그중 10%에서는 오히려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저비용 브랜드는 어떤 노선에서 열리나.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에어프랑스가 손실을 보고 있는 노선, 즉 미국 대륙과 아시아 쪽으로 가는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거리 노선 18개, 장거리 노선 10개의 운항 스케줄을 고정하는 것이 목표다. 순차적으로 노선을 오픈할 계획이다. 올가을 중소형 항공기 A320으로 중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2018년 여름 중대형 항공기 A340으로 장거리 노선을 시작, 2019년에는 상대적으로 신형인 A350도 투입할 예정이다.”
 
항공권 값이 얼마나 저렴해지는지 가격대가 제일 궁금하다.
“티켓 가격은 메인 브랜드에 비해 15~20% 정도 낮추려고 한다. 솔직히 초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소형 항공사와 정면대결을 할 만한 가격은 아니다. 에어프랑스-KLM에는 이미 네덜란드 저비용 항공사인 ‘트랜사비아’가 있다. 우리는 서비스 내용과 범위는 축소하고 운송 기능만 수행하는, 기존 저비용 항공사와는 다른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
 
에어프랑스 항공기

에어프랑스 항공기

저비용 항공사들이 빈약한 서비스와 좁은 좌석에도 불구하고 충성도 높은 단골층을 확보하는 비결은 결국 가격이다. 노르웨지안 항공은 파리~LA 노선의 운임을 현재 최저가인 400유로(약 48만원) 선에서 240유로(약 29만원)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물론 기내식 등 부가 서비스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현재 동일 노선의 에어프랑스 항공권은 약 2700유로(약 330만원)다. 에어프랑스가 새로 선보이는 부스트 프로젝트의 티켓 가격을 80%로 가정하면 2160유로(약 264만원)가 된다. 노르웨지안 항공에 비해 여전히 9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자나일락 회장은 “우리가 새롭게 추구하는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티켓 가격은 저렴한데, 서비스는 프리미엄 항공사 수준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인가.
“에어프랑스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절대 ‘저비용 항공’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새로 시작하는 부스트 프로젝트는 향후 에어프랑스~KLM그룹이 기획하는 새로운 상품, 디지털 기술, 케이터링 서비스, 객실 디자인, 업무 방식 등을 가장 먼저 실험해 보는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어프랑스에 적용하기 전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시행되는 서비스와 시스템이라면 그 수준은 기존 저비용 항공과는 확연히 차별되지 않겠나.”
 
가격 차별화에 주력하지 않는 저비용 항공사, 잘 이해가 안 된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들과 최저가 경쟁을 벌여서 당장에 점유율을 올리기보다는 그룹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리의 목표다. 또한 그룹의 조직과 마인드를 유연하게 유지한다면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경쟁이 가능하다. 새로운 저비용 브랜드를 통해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닫았던 노선들을 과감하게 열고, 없어질 위험에 처한 노선들을 유지할 수 있다. 부스트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장거리 노선 10개 중 30%는 새로 개발한 루트로 채울 것이다.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트러스트 투게더’ 프로젝트에 프리미엄 좌석 전략은 없다. 하이엔드 서비스를 추구해온 에어프랑스의 DNA가 바뀌는 건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DNA를 강화하는 것과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업계 서비스 퀄리티가 양극화하고 있다. 저비용 항공은 아주 기본적인 서비스마저 포기하고 가격을 낮추고 있다. 물론 그 전략을 환영하는 승객도 있지만, 더 품격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다른 승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DNA의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


[S BOX] 탑승 절차 간소화 … 항공사·허브공항 환승객 잡기 윈윈전략
많은 승객들이 직항을 선호하지만 운임이 싼 환승 비행기를 이용하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가항공이 인기를 모으고 환승 노선이 보편화하면서 떠오른 것이 허브 공항이다.
 
국제공항이 허브로 성장하려면 국적 항공사와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공항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허브로 주목받는 데도 이런 배경이 있다. 터키항공은 공격적으로 환승 노선 확장을 펼쳐왔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은 달랐다. 20년 전만 해도 하루 환승객이 1000여 명에 불과했다. 2017년은 에어프랑스가 터키항공처럼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파트너 삼아, 양측이 고객 확보와 허브공항이라는 윈윈 전략을 펼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일반적으로 환승객 비율이 20%를 넘으면 허브 공항으로 분류하는데, 샤를드골 공항의 2015년 환승률은 31.6%였다. 에어프랑스-KLM과 샤를드골 공항은 이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 공항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라운지를 개설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샤를드골 공항은 유럽에서 들어오는 솅겐조약(유럽연합 회원국과 노르웨이·스위스 등 26개국 간에 체결한 국경개방조약) 국가의 승객이 환승할 때 보안심사를 거치지 않도록 별도의 경로를 만들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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