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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버거운 업무 갈등 극복] 당신의 숨겨진 능력을 믿어라

복잡한 일도 여러 개로 쪼개면 쉬어져... 문제 해결에 초점 맞추고 낙천성 발휘해 극복해야
 
사진: 중앙포토

사진: 중앙포토

그녀는 입사 3년차다. 소위 일류가 아닌 지방대학을 졸업했지만, 졸업 후 독한 마음먹고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석사를 마쳤다. 그 시절 닦은 전공 실력과 영어 실력 덕에, 많은 사람이 꿈꾸는 공공기관 입사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이후 열심히 일했다. 지금 그녀는 선배와 상사들로부터 일 잘한다는 평판도 얻고 있다.
 
며칠 전 그녀는 팀장으로부터 1주일 후 개최되는 국제회의 참석차 해외 출장을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갑작스러웠고, 평소 담당하던 업무와 관련성도 없다고 생각해 자신이 출장자로 적절하지 않음을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러나 팀장뿐 아니라 그 위의 상사까지도 아주 좋은 기회이므로 고생이 되더라도 다녀오라고 권유하는 바람에 결국 가기로 했다. 사실 제의라기보다 지시에 가까웠기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회의 참여만 하고 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준비 과정에서 상황이 변경돼 결국 주제 발표와 토론까지 하게 됐다. 입사 3년차라 아직은 업무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일천한데다, 특히 이번 회의 주제는 평소 업무와 관련성이 없어 기초지식은 더더욱 없다. 그런데 발표와 토론을 해야 한다니, 그것도 나라를 대표해서…. ‘이건 정말 아니야’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상사들은 이번 출장을 큰 혜택을 준 것으로 여기는 것 같지만, 그녀는 상이 아니라 벌을 받고 있는 심정이다. 모든 준비를 아무런 도움도 없이 혼자 해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아주 혹독한 벌이 분명하다. 벌써 며칠째 두통약을 달고 산다. 지금이라도 못하겠다고 뒤로 빠지고 싶다. 정말 엉엉 울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불행한 인재가 많은 회사
인적자원의 정합성(fitness)이란 게 있다. 아무리 핵심역량이 뛰어난 인재라도 적성이 안 맞든지, 흥미가 없든지, 인간관계가 삐걱거리는 경우 업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업무에는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이 있다. 보통 쉬운 일은 단순하고, 어려운 일은 복잡하다. 쉬운 일이라도 적성이 안 맞으면 어려운 일이 되고, 단순한 일이라도 흥미가 없다면 복잡한 일이 된다. 무슨 일이든 인간관계가 틀어지면 버거운 일이 된다. 누구든지 적성·흥미·인간관계가 잘 맞으면, 자신의 업무능력 이상을 발휘하게 된다.
 
많은 회사에서 훌륭한 직원들이 성공하지 못한다. 훌륭한 회사에서 많은 직원이 행복하지 못하다. 자신의 능력의 절반도 채 발휘하지 못한다. 바보로 머무는 경우도 허다하다. 직원들이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평균 30%밖에 쓰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나머지 능력은 과외활동이나 취미활동을 하는 데 소모한다. 오래전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는 베스트셀러가 있었다. 바보들의 공통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결심만 한다, 남의 탓으로 돌린다, 문제점만 지적한다, 말만 많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인간의 잠재능력은 쉽고, 단순한 업무에서는 발휘되지 않는다. 흥미롭고 도전적인 업무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의외로 어렵고 복잡한 일을 선호한다. ‘복잡성의 법칙’이란 게 있다. 복잡성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일어난다. 분화와 융합의 과정을 거친다. 복잡성의 법칙은 우주 창조와 생물 진화의 법칙이다. 지구는 단순한 분자에서 복잡한 구조로 발전했다. 생물은 단순한 아메바에서 복잡한 인간까지 진화했다. 자동차·스마트폰·직장업무도 복잡하게 진화했다. 우리는 복잡성으로 거듭나야 진정한 직장인이 될 수 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초기 직장생활은 실적보다 태도가 중요
업무복잡성은 개인능력에 따라 다르게 파악된다. 능력은 없는데 복잡한 일에 부닥치면 걱정과 불안에 떨게 된다. 능력은 많은데 단순한 일을 맡기면 여유와 권태로 떨어진다. 능력에 비해 일이 약간 쉽다면 자신감이 넘치지만, 약간 어렵다면 긴장하게 된다. 직무 스트레스는 회사 요구와 개인 능력 간 차이에서 발생한다. 불안·우울·신체증상으로 나타나고, 무관심, 사기 저하, 실적 저조로 이어진다. 최고의 성취는 회사 요구와 개인 능력의 조화를 통해 달성된다. 점차 업무 복잡성과 능력을 높여야 한다. 열정·호기심·인내심이 필요하다. 인간은 성취감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이제, 그녀에게 돌아가자.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직장이라는 현실을 직시하자. 그녀는 뭔가 오해하고 있다. 보통 국제회의 참석은 능력 있는 직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새로운 경험과 휴식을 안겨준다. 그런데 그녀는 ‘혹독한 벌’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감당하기 힘든 과제 때문이다. 그녀 생각대로 상사가 잘못 판단한 ‘과도한 지시’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회사는 직원의 요구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직장생활 초기에는 실적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 설사 상사가 틀려도 그녀 때문에 상사에게 문제가 생기도록 하면 안 된다. 상사에 대한 예의는 필수적이다.
 
둘째, 차분하게 대처하자.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행동 유형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주도적인 사람은 공격적으로 요구하고, 사교적인 사람은 감정적으로 폭발한다. 안정적인 사람은 순응하지만 피하려 하고, 신중한 사람은 굽히지 않고 저항한다. 우선 하루 밤 지내고 보자. 오늘 당장 힘들어 나자빠질 것 같아도 하루가 지나면 달라질 수 있다. 항상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없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이렇게 외쳐보자. “나의 숨겨진 능력을 믿는다.” 그리고 한 번 더 외쳐보자. “모든 게 내 책임이다.” 그 다음, 벌어진 일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자.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나누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자.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일도 여러 개로 쪼개면 덜 복잡해진다. 그 다음, 도움을 요청하자. 창피해 하지 말고 동료와 상사에게 물어보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활용하자. 묻고 또 묻자. 최선을 다해도 뭔가 부족하면, 백지상태에서 다시 생각해보자. 기발한 아이디어 떠오를 수 있다. 끝으로,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시나리오를 한두 개 써보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셋째, 낙천성을 발휘하자. 두 사람이 로키산맥을 등정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낙천적이고, 다른 사람은 비관적이었다. 둘은 산에서 굶주린 어미 곰을 만났다. 죽어라 도망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낙천적인 사람은 천천히 배낭을 내려놓고 운동화를 꺼내 신었다. 비관적인 사람이 물었다. “빨리 도망가야 하는데 지금 뭐 하는 거냐?” 낙관적인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너보다 빨리 뛰기만 하면 된다.” 낙천성은 5가지 철학으로 요약된다. 무슨 일을 닥쳐도 “댓츠 오케이(That’s OK)”,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아무리 어려워도 배울 점 찾기,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 맞추기, 문제보다는 해결에 초점 맞추기.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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