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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뭐하시노"...선의로 그랬다지만, 월세 보증금까지 물어본 학교

경기도 오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아버지의 직업과 임금, 집의 주거형태 등을 묻는 조사서를 학생들에게 돌렸다가 뒤늦게 회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산 한 고교 '학생기초생활 조사서' 전학년 배포
아버지 직업, 월세 여부에 보증금까지 물어 봐
학교 "어려운 학생 장학금 주려 선의에서 한 일"
조사서 작성 배포한 교사 '학교장 주의 경고'

해당 학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한 선의의 행동”이라고 하지만 민감한 개인정보를 묻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오산의 A 고등학교는 지난 2일 처음 등교한 전 학년 학생들에게 ‘학생생활 기초조사서’를 배포, 답변서를 받아오도록 했다. 1~3학년 각 반 담임교사를 통해 800여 명의 전 학생에게 배포했다.

기초조사서에는 가족사항과 교우관계·건강상태·가정형편·진로사항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중 가정형편 세부항목에서 문제가 됐다.
 
우선 가정형편을 ‘상’‘중’‘하’ 가운데 골라 표기하도록 했다.
또 ‘아버지의 직업은’, ‘월 소득은’, ‘주거형태(자가·전세·월세)’, ‘월세인 경우 보증금과 임대료는’, ‘차량 소유 여부’ 등 사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적도록 했다. 특히 ‘학비 지원을 받고자 하는 이유’와 ‘장학금을 받으려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라’고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다음날인 3일 이 학교 학부모들이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며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문제가 되자 같은 날 수거된 기초조사서를 모두 폐기했다. 또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서류를 제출하지 말도록 했다. 이어 같은 달 8일 학부모들에게 ‘사과문’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배포했다.

학교는 이 같은 사실을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등에도 보고했다. 또 해당 학년 부장 교사들에게 학교장 주의·경고 조처를 했다.

A 고교 교감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70%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라며 “학교에 보고하지 않은 채 학년 부장 교사가 임의로 작성해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가 어떤 의도를 갖고 조사한 것이 아니라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려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며 “문제 즉시 모든 문서를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한 학부모는 “학교는 몰랐다 하더라도 조사서를 직접 학생들에게 배포한 담임 교사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며 “요즘 학교에 전화해도 개인정보라며 담당자 휴대전화번호도 알려주지 않는 세상인데 한심하다”고 말했다.

오산=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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