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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명성교회의 세습 강행은 하나님의 뜻일까

 
서울 강남의 대표적 대형교회로 꼽히는 명성교회의 변칙적인 세습 추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명성교회는 등록교인 수만 10만 명, 특별새벽기도를 할 때는 무려 5만명이 참가한다. 명성교회를 개척한 김삼환(72) 목사는 2015년 12월에 은퇴했다. 이후 1년 넘게 명성교회에는 담임목사가 없었다. 총회에서 파송한 임시당회장만 있었고, 김삼환 원로목사가 설교를 대신하기도 했다. 명성교회측은 “여러 목사님들을 초빙해서 설교를 들었지만, 다들 ‘힘에 부치다’며 손을 들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담임목사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담임목사 청빙을 추진 중이다.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후임 담임목사는 다름아닌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44) 목사다.


명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이다. 장로회 통합총회는 2013년 정기총회에서 배우자와 직계비속 등에게 교회를 세습할 수 없도록 ‘세습금지’ 규정을 만들었다. 김하나 목사 역시 3년 전에 명성교회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 하남에 ‘새노래 명성교회’를 개척했다.


그런데 최근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가 김하나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하기 위해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을 추진하자 교계 내부에서 '합병을 통한 우회 변칙 세습' 이란 비판이 나온 것이다. 총회법에는 교회 합병을 통한 세습에 대한 세부규정이 없어 명성교회측은 “총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합병안은 11일 명성교회 공동의회에서 목사ㆍ부목사ㆍ장로들이 참석해 84명 중 찬성 67표, 반대 12표, 무효 5표로 통과됐다. 19일에는 공동의회를 열어 교인들에게 교회 합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김삼환 목사는 현재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다.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김삼환 목사는 당회를 향해 “나는 아들이 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건 한국교회에 너무 큰 짐이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나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결정할지 알 수가 없다. 나도 당회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변칙세습 논란에 대해 명성교회의 A장로는 “교회가 주식회사가 아니지 않나. 비판의 목소리를 내려면 우리 교회의 교인으로 등록을 한 뒤에 하라. 바깥에선 이 문제를 ‘부(富)의 대물림’으로 보지만 그게 아니다. 교회를 목회자 개인의 소유 개념으로 봐선 안 된다. 봉사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외부의 비판은 중국에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건 명성교회 교인들이 결정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B장로는 “교회가 사람이 통치하는 거냐. 아니다. 하나님께서 통치하는 거다. 그런데 왜 이 문제로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계의 비판은 거세다. 목회자 세습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고, 개척해서 오랫동안 섬겼던 높은뜻숭의교회를 몸소 분가시킨 뒤 은퇴한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교단의 총회장까지 지낸 양반(김삼환 목사)이 총회 결의까지 무시하고 꼼수로 강행한다면, 본인과 자식과 교회와 교단과 기독교를 생각할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명성교회의 ‘변칙 세습’이 성사되려면 노회와 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김동호 목사는 “노회는 허락하면 안 된다. 노회가 만일 허락하여 받는다면 총회가 들고 일어서야 한다. 나는 아직 그런 힘과 용기가 살아있는 총회라고 믿고 있다”며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득 사망을 낳느니라’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예장통합 신학교 교수 78명도 15일 공개호소문을 통해 명성교회가 추진하는 합병 세습이 “교단법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는 편법적 세습이다. 김하나 목사의 신앙적 양심에 따른 분별력 있는 결정을 요구한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명성교회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앞에 본이 되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14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교회를 사유화하지 말라”며 세습 중단을 촉구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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