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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깜빡이’를 켜라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리진 않는다.”
 
16일 오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마치고 나온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 부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해외 출장을 떠난 이주열 한은 총재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했다. 그의 발언은 한 달 전 이 총재가 국회에서 한 말과 판박이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연 1.25%로 동결한 기준금리를 당장 손보진 않겠단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국내 주식ㆍ외환시장은 웃었지만 한은은 그렇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공식 입장은 한 달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해도 속내는 다르다.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져 오고 있어서다.

미 Fed의 기준금리가 연 0.5~0.75%에서 0.75~1.0%로 올라서면서 한국 기준금리(1.25%)와의 차이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만 더 올려도 한ㆍ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국내 시장금리는 이미 미국 금리를 좇아가기 시작했다. 이날 국고채 5년물 금리(수익률)는 1.881%로 전날보다 소폭(0.094%포인트) 하락하긴 했지만 흐름 자체는 ‘상승세’다. 한은이 금리를 1.25%로 내린 직후인 7월(평균 1.246%)과 비교해 크게 뛰었다.
 
앞으로 한은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팽팽하게 갈린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금리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랐던 상품과 자산의 가치가 정상화(하락)하는 과정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에 성장ㆍ소비 등 국내 경제지표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 만큼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엇갈린 주장 사이에서도 일치하는 부분은 딱 하나 있다. “연말 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보면 기준금리 인상 요인(미국 금리 인상, 자금 유출 우려, 1344조원 가계부채 조정 필요성)과 인하 요인(성장률 둔화, 실업률 상승, 소비 냉각)이 상존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안갯속 금리 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만큼 한은이 머뭇거리기만 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와 달리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이를 안정화하는 것이 한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이 이제 깜빡이를 켜야 할 때라고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처럼 수치를 분명히 못박진 못하더라도 ‘성장ㆍ고용 같은 주요 경제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면 이렇게 행동하겠다’는 정도로 한은은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시장에 제시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풀어야 할 숙제는 더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전까지 가계부채가 더 급증하지 않게 관리하고 저신용ㆍ저소득 취약 대출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조현숙 기자, 세종=하남현ㆍ이승호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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