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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로 변신한 안희정의 배경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15일 서울대 글로벌공헌당 대강의실에서 사회복지학과 학생과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15일 서울대 글로벌공헌당 대강의실에서 사회복지학과 학생과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전 대표를 모셔올 때는 생각에 많은 차이가 있지만 경제민주화만큼은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만 따라오라’는 김 전 대표의 방식이 우리 당의 방식과 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것을 극복하는 게 지도자의 고통 아닐까. 저와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대목에서 문 후보의 리더십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철학자’에서 ‘검투사’가 된 안희정 충남지사의 변신이 화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첫 지상파 TV토론회에서 안 지사의 입에서 “김종인 전 대표”가 나온 순간 안 지사 캠프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날도 문 전 대표를 비판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안 지사는 '대연정' 등으로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주로 방어적 입장이었다. 당내에서는 같은 친노 그룹 출신인 문 전 대표와 사실상 ‘내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해석도 나왔다.
6일 토론회 때만 해도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엄호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를 ‘친재벌 후보’라고 빗대며 양측간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자 안 지사는 “동지에 대한 예의를 서로 지키자. 기본까지 불신하는 언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발끈한 것이다. 당시 캠프 관계자는 “애당심은 알겠지만 1위를 따라잡는데 바쁜 2위 주자가 할 일은 아니잖냐”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안희정 지사가 7일 서울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과 농구를 하고 있다.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지사가 7일 서울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과 농구를 하고 있다.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하지만 안 지사는 이날 토론에서 작심한 듯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을 문제 삼는 등 문 전 대표의 ‘약점’을 송곳처럼 파고들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 “(문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모셔와 우리 당이 지난 총선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왜 직접 찾아가서 만류하거나 설득하지 않느냐”, “(문 전 대표가) 정치 입문하신 뒤 당 대표까지 지내는 과정에서 손학규, 김한길, 박지원, 안철수 전 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 당을 떠났다”, “당내 통합 문제에서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대한민국의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끌겠는가” 등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삼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처럼 일주일만에 달라진 안 지사의 모습에는 박영선, 이철희, 변재일, 기동민 의원 등 최근 캠프에 합류한 원내 의원단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지난 주말에 의원들과 2시간 가까이 ‘대연정’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에게 ‘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확실하게 해야하고, 문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는 포용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의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

 
그럼에도 캠프에서는 과연 안 지사가 토론회에 가서 이같은 요구대로 발언할 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전략총괄실장인 이철희 의원도 “토론회 시작 직전에도 안 지사를 찾아가서 이번만큼은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약해지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MBC 앵커 출신인 박 의원 등은 특별히 안 지사의 화법에 대한 ‘코치’ 역할도 했다. 박 의원은 “토요일 회의에서 안 지사의 화법에 대한 조언을 했다. ‘결론을 한참 뒤에 말하는 충청도 특유의 ‘귀납법’ 스타일을 버려야 한다. 토론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나 본질부터 빨리 말하는 ‘연역법’ 스타일로 바꿔가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전략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전략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의원

 
달라진 안 지사의 토론 방식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주주의 등 개념 설명이 많고, 대중이 즉각 이해하기에는 말이 너무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날 토론에서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이해하기도 쉬었다. 대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안 지사 나름의 장점인 온건한 이미지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다른 후보와 난타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차별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안 지사 측 김종민 의원은 “애초 안 지사도 문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 단순한 경선용 전략은 아니다”라며 “단지 경선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공격을 자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원래 6일에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자는 의견을 들었는데, 이 시장이 문 전 대표를 세게 공격하니까 타이밍을 놓쳤다”며 “이제부터는 안 지사의 다른 모습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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