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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피 흐르는 ‘KO 머신’ … 골로프킨, 뉴욕 겨누다

‘싸움의 신’ ‘KO 머신’ ‘새로운 마이크 타이슨’. 36전 36승(33KO), 전승의 프로복서 게나디 게나데비치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은 별명도 많다. 한국계 혈통을 이어받은 것으로도 잘 알려진 그가 또 하나의 승리를 추가하기 위해 링에 오른다. 19일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WBC·WBA·IBF 미들급(72.57㎏) 통합타이틀전에서 대니얼 제이콥스(30·미국)를 상대한다. 
골로프킨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미들급 최강자였다.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통산 345승 5패, 승률이 98.57%다. 2006년 프로 전향 후엔 더욱 놀라웠다. 무패가도를 달리며 2010년 세계복싱협회(WBA), 2015년 국제복싱연맹(IBF)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복싱평의회(WBC) 잠정 챔피언에서 정식 챔피언으로 승격되면서 WBO(세계복싱기구)를 뺀 4대 메이저기구 챔피언을 석권했다. 복싱기록사이트인 복스렉의 ‘파운드포파운드’(P4P·체급과 관계없이 매기는 랭킹)에선 4위에 올라있다.
 
골로프킨의 매력은 폭발적인 파워와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최근 23경기 연속 KO승 등 36승 가운데 33승을 KO로 끝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18경기를 3회 안에 마무리했다. 전광석화처럼 경기를 끝내다보니 ‘잽 몇 방 날린 뒤 왼손 훅으로 보디를 때려 이기는 재미없는 선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렇게 위력적이어서 얻은 역설적인 별명이 ‘무관의 제왕’이다. 지금은 통합챔피언이 됐지만, 그 전까지 수준급 선수들도 골로프킨과 대결을 꺼렸다. 한 번은 그가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를 향해 “내가 수퍼웰터급(69.85㎏)까지 체급을 내릴 수 있다. 메이웨더가 원한다면 내 체급인 미들급으로 싸워도 된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골로프킨은)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며 애써 무시했다. P4P 1위인 사울 알바레즈(26·멕시코) 역시 마찬가지다. 골로프킨과 같은 체급의 그는 WBO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대전료 문제를 들어 맞대결을 회피해왔다.
 
골로프킨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스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출신으로 주요 활동무대가 독일이다. 프로복싱에서 최고 무대라는 미국에는 2012년에야 진출했다. 데이비드 르뮤와 맞붙은 WBA·IBF 통합전 페이퍼뷰(PPV·유료 결재 시청) 시청은 15만 건에 그쳤다. 영국에서 치른 켈 브룩(영국)과 경기 페이퍼뷰도 50만건에 머물렀다. 100만을 훌쩍 넘기는 메이웨더나 멕시코의 국민영웅인 알바레즈에 인기 면에서 한참 못 미친다. 황현철 SBS 복싱해설위원은 “골로프킨이 미국 선수였다면 아마 4,5년 전 통합챔피언이 됐을 것이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 그래서 메이웨더나 알바레즈와 경기에 더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골로프킨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고려인인 외조부 세르게이 박은 1살 때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됐고 러시아 여성과 결혼해 딸 엘리자베타를 낳았다. 엘리자베타는 러시아인 남편과 사이에서 골로프킨 등 네 아들을 낳았다. 평소 “나는 러시아와 한국 스타일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다들 따뜻하고 친절하다. 나는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 어머니로부터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라이트미들급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번 경기는 골로프킨의 본격적인 미국 상륙 무대다. 골로프킨과 맞붙는 제이콥스 역시 32승(29KO)1패로 만만찮은 실력을 갖췄다. 또한 ‘기적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골육종을 앓아 링을 떠났다가 병을 이겨내고 복귀했다. 황현철 해설위원은 “제이콥스는 뉴욕 출신이다. 엄청난 환호를 받는 제이콥스을 이긴다면 골로프킨의 미국 내 지명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상품가치가 높아진다면 메이웨더와 ‘드림매치’ 성사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로프킨의 미들급은 복싱팬들에겐 추억의 체급이다. 1980년대 미들급 전설들은 복싱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 엄청난 맷집과 파워를 지닌 마빈 해글러(미국)는 헤비급 선수들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해글러는 ‘히트맨’ 스타일을 창안한 토마스 헌즈(미국), 돌주먹 로베르토 두란(파나마), 5체급 석권의 슈가 레이 레너드(미국)와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네 선수는 서로서로 9번이나 싸우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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