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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에너지정책의 이념화를 경계하라

정범진경희대학교원자력공학과 교수

정범진경희대학교원자력공학과 교수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공급하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 하위계획으로 전력수급계획, 천연가스수급계획 등을 수립한다. 특히 전력과 같이 저장이 어렵고 수입해올 수 없는 에너지의 경우에는 예측해서 발전소를 건설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책수립은 경제성, 기술성, 환경성, 에너지 안보 등의 잣대로 여러 가지 에너지원을 비교해서 좋은 것부터 선택하고 에너지원별로 역할을 분담시키는 것이 골간이다.
 
그런데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정책적 요소가 가미된다. 즉 잠재력은 있으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에너지기술에 대한 투자와 그 실용화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까지도 에너지 수급계획에 포함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등의 요소도 포함하게 된다.
 
이들은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과 정치권을 만족하게 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 과도해지거나 실제로 달성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포함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그래서 에너지기본계획이 있으면 전력수급계획과 같은 하위계획을 수립하기가 더 쉬워져야 하는데 실은 더 어렵게 된다.
 
게다가 최근의 에너지 정책에는 어떤 신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원자력은 위험한 것이고 신재생에너지는 무조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대규모화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다만 우리 머릿속에 바람직한 것으로 각인된 것뿐이다. 기술개발이 부족하여 경제적이지 않으며, 바람과 태양이 없는 동안 전력을 공급해줄 예비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또 전체 전력용량의 10%를 초과하면 전압과 주파수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렇게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지만 현실성을 갖추지 못한 에너지원은 에너지 수급계획에 넣어서 보급을 확대하기보다 연구개발계획에 들어가야 한다.
 
탈핵이라는 말도 자주 나온다. 이는 특이하게도 외국에서는 핵무기에 대한 반대인데 우리나라는 원전에 대한 반대를 의미한다. 이것은 에너지정책이 이념화 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에너지정책의 기본으로 돌아가 보면, 원자력발전 보다 더 경제적이고 환경적이고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어떤 에너지원이 나온다면 그것을 택하면 그만인 것이다. 따라서 특정 에너지원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거나 또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이념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이성의 눈이 가려진다.
 
우리는 매년 에너지 수입에 약 1500억 달러를 지출한다. 이는 전체 수입액의 30%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정책은 실패하지 않는 안정적인 정책이어야 하고 정권과 무관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념화되고 신념화되어 정치적인 이슈로 다뤄지는 것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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