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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할랄이 뭔가요

Q.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시장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 염려돼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이 할랄 인증을 받는데 열중한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할랄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이슬람 율법대로 만든 제품 … 김치·햇반·치킨도 인증 받았죠"
 
A. 틴틴 친구도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로 인한 한국 경제의 피해 상황을 접했군요. 맞아요. 국내 5위 대기업그룹인 롯데그룹은 최근 들어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마트는 최근 112개 중국 점포 중 55곳이 소방점검 후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롯데마트 중국은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지요.
 
이런 가운데 ‘할랄’이 중국 의존적인 수출 구조를 다변화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약 20억명인 무슬림 시장을 공략한다는 취지인데요.
 
할랄은 무슨 뜻일까요? 할랄(halal)은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통칭합니다. 식품이라면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것만 해당합니다. 돼지고기는 먹지 않고, 소나 닭의 경우에도 이슬람교인 중 교육을 거쳐 인증을 받은 사람이 도살하게 됩니다. 닭을 잡더라도 닭의 고통이 최소화하도록 한 번에 숨을 끊도록 칼 쓰는 방법 등을 심사하고, 닭을 도살할 때 이슬람교의 기도문을 암송하면서 명복을 빌어주는 식입니다.
 
할랄과 정반대의 뜻인 ‘하람(haram)’이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아랍어로 ‘신이 금지하는 것’이라는 뜻인데요. 술이나 돼지고기, 동물의 피로 만든 음식 등이 하람의 예입니다. 이슬람교도는 이런 식품을 절대 섭취하면 안 됩니다.
할랄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할랄 시장은 1조8900억 달러(약 2166조원)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는 2021년 3조 달러(3438조원)까지 팽창할 전망입니다. 할랄산업에서는 할랄 식품(음료 포함)의 비중이 62.1%(2015년 기준 1조1730억 달러)로 가장 큽니다. 수치로만 보면 중국 전체 식품 시장(2015년 기준 1조1040억달러 추정)보다 크지요. 그 뒤를 의류(12.9%), 미디어·레저(10%), 관광·여행(8%) 순입니다.
 
할랄 인증을 두고서도 전세계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인증을 받는 절차에서도 부가 가치가 생기는 것은 물론, 전세계 할랄 허브로서 막대한 부가가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할랄 인증으로는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의 인증, 인도네시아 울라마 협회(MUI) 인증, 싱가포르 이슬람 종교위원회(MUIS) 인증, 미국 이슬람 식품영양협회(IFANCA) 인증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말레이시아가 할랄 인증과 관련 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편입니다. 인구 2930만명 중 62%인 1800만여명이 무슬림인 말레이시아는 지난 1974년 할랄선언서를 공표하고, 정부 부처인 이슬람개발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 국가에서는 정부 자문기관 또는 이슬람신도협회 수준인 기관에서 인증을 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말레이시아는 정부 차원의 이슬람 허브 육성책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세계 최대 할랄 박람회인 MIHAS도 매년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동의 부호들 사이에서 말레이시아는 ‘고급스러운 관광 인프라가 있으면서 할랄 인증이 확실한 국가’라는 이유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이슬람중앙회(KMF) 인증이 있습니다. KMF 인증은 말레이시아 JAKIM 인증과 상호 교차인정 협약을 맺어 동등한 효력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또한 앞서 제시한 주요 인증국가들은 이슬람교가 국교이거나 무슬림 인구가 많은 나라인 반면, 한국은 무슬인 인구가 14만명선에 불과해 ‘변방’ 정도로 취급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할랄 기술 개발은 활발한 편입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등에 생산공장이 있는 대상은 할랄 인증을 앞세워 현지 마요네즈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했습니다. 대상은 지난 1973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세워 국내에서는 ‘할랄 1세대 기업’으로 꼽히지요. 현지 생산 할랄 식품만 연간 300억원 어치가 판매되고, 국내에서 생산해서 수출되는 물량은 연 50억원 선입니다. 마요네즈·당면 등 19종에 대해 인도네시아 MUI 인증을 받았습니다.
 
국내 1위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김치·햇반·조미김 등 3개 품목 46개 제품에 대해 말레이시아 JAKIM 인증을 받았습니다. JAKIM 인증을 앞세워 수출액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13년 5억원에서 2014년 12억원, 2015년 24억원, 지난해 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오리온도 인도네시아에서 돼지고기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뺀 ‘할랄 초코파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말 할랄 인증을 받은 수출 전용 알로에 주스 ‘닥터 알로에 오리지널’과 ‘닥터 알로에 41%’를 출시했습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의 KMF 인증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와 중동 지역 수출을 강화한다는 입장입니다.
 
외식분야에서는 롯데리아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30개 점포 전체에 대해 2015년 MUI 인증을 받았습니다. 햄버거의 패티와 소스에 대한 성분, 매장에서 햄버거를 조리하는 과정, 완성된 햄버거를 판매하는 과정 등 3단계에 대해 별도로 할랄 인증을 받았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피자헛 등 주요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BBQ 등 한국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도 할랄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한국 소스의 무슬림 국가 전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발효기술 때문인데요. 한식의 필수 양념인 된장과 고추장을 발효시키는데 일부 알코올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식재료에 알코올을 넣지 않았더라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발효 과정에서도 알코올이 없어야(0.5~1% 이하) 합니다. 일부 식품업체들은 고추장 대신 칠리소스를 넣어서 식품을 생산하지만, 고추장 고유의 맛이 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틴틴 친구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식품에만 할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할랄 화장품, 할랄 관광, 할랄 의약품, 할랄 물류 등도 있습니다. 할랄 화장품은 성분 중에 돼지고기 비계 등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등 제작 전 공정에서 할랄 규범을 지켜서 만든 화장품을 말합니다.
 
할랄 관광은 해외 여행 과정에서 술을 제공하지 않고, 수영장을 남녀 구별해서 사용하는 등 이슬람 율법을 준수하는 관광을 말합니다. 할랄 의약품은 약을 만들 때 돼지고기에서 추출한 성분을 쓰지 않습니다.
 
할랄 물류는 최근 2~3년 사이에 각광받고 있는 할랄계의 새로운 분야입니다. 물류와 운송 전 과정에서 할랄 규범을 지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돼지고기가 담겼던 트럭에 할랄 인증 받은 소고기나 닭고기를 싣지 않는 것입니다. 할랄 물류에선 국내 업체인 대한통운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할랄 물류 제도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2위인 현지 업체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지난해 9월 인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2006년 할랄물류 인증을 받았는데, 제품의 출고시부터 물류 허브 이송, 트럭 배송, 가정 배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할랄 규범을 엄밀하게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조정훈 CJ대한통운 부장은 “세계 할랄물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슬람 교도 20억명을 향한 물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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