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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바뀐 선진화법 … 민주당 “바꾸자” 한국당 “그대로”

대선 숨은 코드 읽기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탄핵 이후 국정 운영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주승용·민주당 우상호·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정 의장,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탄핵 이후 국정 운영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주승용·민주당 우상호·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정 의장,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여당 없는 다당제 체제에서 국회 선진화법 개정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의원총회에서 “양당 체제가 아닌 다당제에서 국회선진화법은 취지가 맞지 않다”며 “조만간 선진화법 개정안을 국민의당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13일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회동에서 똑부러지는 진전은 없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당 원내대표들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 21대 국회에서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부분은 4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선진화법 개정의 변수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다.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선진화법 개정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마비법”(우상호 원내대표)이라고 주장한다.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19대 국회 때는 “선진화법은 망국법”이라며 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젠 “함부로 국회법에 손대는 것은 옳지 않다”(정우택 원내대표)는 쪽이다.
 
왜 이들의 입장이 바뀌었을까. 조기 대선 이후 민주당은 여당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은 야당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동물국회 막으려다 식물국회 만성화=선진화법은 여야 간 합의가 없으면 사실상 법안 처리가 불가능한 구조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간 합의 등으로 한정했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180석) 동의하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민주당(121석)-자유한국당(94석)-국민의당(39석)-바른정당(32석)-정의당(6석)의 의석 분포에서 180석을 충족하는 조합을 짜내기 어렵다. 또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더라도 해당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각각 최장 180일과 90일 동안 논의하도록 돼 있고, 본회의(최장 60일)까지 통과하려면 최대 330일(11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든 법안이 모이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을 묶어놓을 경우 처리할 길이 없다는 것도 선진화법의 큰 문제”라며 “다당제에서는 5분의 3을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18대 국회에서 법안이 처음 추진된 건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김선동 최루탄 투척 사건’ 등이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거대 여당의 법안 단독 처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선진화법이 최근 애물단지가 된 건 폭력적인 ‘동물국회’는 사라진 대신 중요한 쟁점 법안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는 ‘식물국회’가 만성화됐기 때문이다.
 
◆다당제서 더 어려워진 법안처리=선진화법은 다당제 체제가 된 20대 국회에서 부정적인 속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양당제에서는 주고받기식 법안거래 등의 방식으로라도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4당 체제에서는 모든 정당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2월 임시국회에선 선거연령 인하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이 4당 합의 불발로 처리되지 못했다. 특검 연장법도 3당은 찬성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회 선진화법은 대선이 있던 2012년 태어났다. 법안 제정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그해 4월 총선에서 패해 여소야대가 될 것을 예상하고 추진했다”는 관측이 돌았다. 법안통과 요건을 까다롭게 정한 이유다. 하지만 그해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과반(152석)을 획득해 승리했다.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과반을 얻자 당내에선 ‘재검토’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했고, 국민께도 약속한 일”이라며 그대로 법안을 추진했다.
 
5년이 흘러 선진화법 개정론이 나오고 있다. 야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법안을 까다롭게 만들어놓은 자유한국당은 이번에도 야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에는 그간 선진화법 개정에 반대했던 과거가 부메랑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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