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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기괴하고 때로는 슬프게

 미술관을 찾는 사람이라면 '미'에 대한 기본적 기대가 있게 마련. 서울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의 '예술만큼 추한'은 제목부터 그 기대를 배신하려 한다. 고정관념과 사뭇 다른 미를 담아낸 국내외 작가 10여 명의 회화·설치·영상·사진 등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기획전 '예술만큼 추한'이 열리고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앞쪽에 보이는 것은 서용선 작가의 조각 작품 '병사들'이다. 나무 위에 아크릴. 그 오른쪽 뒤편으로 서용선 작가의 회화들이 보인다. 사진=이후남 기자

기획전 '예술만큼 추한'이 열리고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앞쪽에 보이는 것은 서용선 작가의 조각 작품 '병사들'이다. 나무 위에 아크릴. 그 오른쪽 뒤편으로 서용선 작가의 회화들이 보인다. 사진=이후남 기자

 그 중에도 비중이 큰 건 인간의 형상을 때론 강렬하게 때론 기괴하게 표현한 국내 작가들의 회화다. 최근의 감 그림과 달리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한 '홈리스' 등 오치균의 초기작, 강렬한 붉은 색 못지 않게 강렬한 자세로 인물을 포착한 서용선의 '개사람' 등이 그 시작이다. 여기에 이어지는 30대 젊은 작가들의 회화는 인체에 대한 한층 기괴한 감성을 보여준다. 신체부위를 기이하게 결합한 최영빈의 회화, 작가 자신의 환각에서 출발해 마치 내장을 겉으로 꺼내놓은 듯한 이근민의 회화, 인간의 형상과 더불어 공간을 해체한 구지윤의 회화가 그렇다. 프랑스 작가 올리비에 드 사가장의 퍼포먼스 영상도 강렬하다. 자신의 얼굴과 두상을 비롯한 육체를 재료 삼아 소조를 만드는 퍼포먼스다. 

아름다움도, 추함도 기준은 상대적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예술만큼 추한', 5월 14일까지

서용선 작가의 '그림 그리는 남자'. 2007-2010, 캔버스에 아크릴, 89X146cm. 사진=서울대미술관

서용선 작가의 '그림 그리는 남자'. 2007-2010, 캔버스에 아크릴, 89X146cm. 사진=서울대미술관

최영빈 작가의 '소리쳐 속삭이다'. 2010, 캔버스에 유채, 112X145cm.사진=서울대미술관

최영빈 작가의 '소리쳐 속삭이다'. 2010, 캔버스에 유채, 112X145cm.사진=서울대미술관

기획전 '예술만큼 추한'이 열리고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벽에 걸려 있는 것은 이근민 작가의 'The Portrait of Hallucination'(2015, 캔버스에 유채, 130X162cm)과 'Matter Cloud'(2016, 캔버스에 유채, 182.9X457.2cm). 사진=이후남 기자

기획전 '예술만큼 추한'이 열리고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벽에 걸려 있는 것은 이근민 작가의 'The Portrait of Hallucination'(2015, 캔버스에 유채, 130X162cm)과 'Matter Cloud'(2016, 캔버스에 유채, 182.9X457.2cm). 사진=이후남 기자

 예술만큼 '추한'의 의미를 달리 확장하는 작품도 있다. 마치 폐허의 검은 잔해를 묘사한 듯한 심승욱의 설치작품이 그렇다. 그 잔해 위로 귀에 익은 멜로디가 느릿하게 흘러나오는 순간, 비극적 사건의 기억과 더불어 크나큰 슬픔을 불러낸다. 심승욱 작가는 "내 작품이 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추함,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추함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함진 작가는 기괴함 대신 지극히 사소한 것에 눈을 돌려 귤껍질, 휴지조각 같은 것을 재료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심승욱 작가의 작품 '부재와 임재 사이'가 설치되어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2015, 초산비닐수지, 구조목, 알루미늄, 확성기, 아크릴, 가변 설치. 사진=이후남 기자

심승욱 작가의 작품 '부재와 임재 사이'가 설치되어 있는 서울대미술관 전시실. 2015, 초산비닐수지, 구조목, 알루미늄, 확성기, 아크릴, 가변 설치. 사진=이후남 기자

 정영목 관장은 "모든 이미지는 관습적이거나 습관적이다. 절대적으로 '추한 것'은 없다. 단지 '추한 것'과 '추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상대적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그렇다. 정 관장은 "관습적인 아름다움에서 쾌락을 느낄 수도, 추한 것에서 쾌락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시의 매력도 여기에 있다. 퍽 기괴한 이미지라도 마치 의식 저편의 심리를 풀어헤치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곤 한다.
 전시장에는 장 뒤비페의 회화 '아버지의 충고'(1954)도 자리했다. 일찌감치 이렇게 말한 장본인이다. "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도, 사람들이 흔히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만큼이나 아름답다." 엽기적 첫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감독 루이스 부뉴엘·살바도르 달리,1928), 이강우의 강렬한 흑백 인물사진 '생각의 기록'(1994),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묻는 토마스 데만트의 사진 '동굴'(2006)도 전시를 한층 풍성하게 한다. 5월 14일까지.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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