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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진실 밝혀질 것” 불복 택한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전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전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12일 오후 7시38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내내 웃음 띤 얼굴로 900여 명의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악수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이날 오후 7시52분 공식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21분의 탄핵 결정 이후 56시간여 만에 나온 메시지는 딱 네 문장이었다.
 

어제 삼성동 사저 도착
“성원해 준 국민께 감사
모든 결과 안고 가겠다”
친박·지지자 대거 집결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물론 말까지 정치권의 일반적 예상과는 달랐다. ‘모든 결과를 안고 간다’는 대목이 들어 있긴 했지만 두 가지 대목 때문에 각 정당에서 일제히 “불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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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탄핵 반대운동을 벌인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대목이나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대목 때문이었다. 삼성동 현장의 박근혜계 의원들도 “승복 의사를 밝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나라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정점에 섰던 대통령을 지낸 이가 헌법 절차에 의해 내려진 결정을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헌재의 수도 이전에 대한 위헌 결정에 비판적이던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향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건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이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항전’ 태세가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정치투쟁’을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당장의 검찰 수사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일단 우세하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 컨설턴트는 “박 전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특검이나 검찰 조사에 응했더라면 여론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진실이 밝혀진다는 언급은 검찰 수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헌재는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이 검찰이나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의 압수수색도 거부해 피청구인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헌법 수호 의지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과 검찰의 ‘대결’은 50여 일 남은 대선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정치의 상수(常數)로 남는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단 ‘적폐청산론’ ‘대청소론’과 ‘대연정론’ ‘대통합론’이 충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경론 쪽에 유리한 환경을 열어줄 가능성이 크다. 탄핵파와 친박근혜계 탄핵 반대파가 대립 중인 한국당의 경우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로 인해 더한 갈등에 빠져들 수 있다. 친박근혜계가 뭉친 채 박 전 대통령 주변을 감싸는 ‘진지전’도 예상되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쯤 청와대에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어 오후 7시쯤 녹지원 앞길로 배웅 나온 비서실·경호실 직원 500여 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7시15분쯤 청와대를 떠났다.
 
글=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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