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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아이가 버릇처럼 눈 깜빡, 입 쩝쩝···틱장애 의심해 보세요

방치 땐 강박증·ADHD 위험
눈 깜빡거림, 얼굴 찌푸림, 헛기침, 입맛 다시기…. 사소한 몸짓이라도 아이가 이유 없이 반복한다면 무심코 넘겨선 안 된다. 뇌 발달이 미성숙한 아동에게 나타날 수 있는 ‘틱장애’ 증상일 수 있어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강박증·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치료법은 증상의 정도와 양상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최적의 효과를 낸다. 고대구로병원은 행동·약물요법은 물론 수술까지 가능한 치료 시스템을 고루 갖췄다.
박상원 교수가 놀이치료실에서 여아의 정서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틱장애는 증상의 정도, 동반 질환 등을 철저히 평가한 후 치료를 시작한다. 프리랜서 장석준

박상원 교수가 놀이치료실에서 여아의 정서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틱장애는 증상의 정도, 동반 질환 등을 철저히 평가한 후 치료를 시작한다. 프리랜서 장석준

틱장애는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난다. 자기도 모르게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크게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눌 수 있다. 운동 틱은 얼굴·어깨·팔 등의 근육이 수축해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머리 흔들기, 어깨 들썩이기 같은 단순한 행동부터 물건 집어던지기, 팔다리 동시에 펴기, 때리기 같은 복잡한 행동까지 양상이 다양하다.

학습·교우관계 장애 보이면

행동치료→약물 투여로 개선

자기장 쬐어 뇌 기능 조절도


‘음성 틱’은 발성에 관여하는 후두·구강·횡경막이 수축하면서 소리가 나오는 경우다. 킁킁거리는 소리, 기침 소리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소리뿐 아니라 욕설·저속어 등 상황에 맞지 않는 낱말과 문구를 계속 내뱉을 때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문수 교수는 “초등학교 한 반에 한 명꼴로 틱장애가 있는 아이가 있다”며 “환자마다 증상의 양상과 심각한 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3~8세에 증상 나타나기 시작
틱장애가 있는 아이를 보면 마치 의도적으로 행동하거나 소리 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틱장애와 관련된 대표적인 오해다. 뇌는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몸이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렇다고 모든 자극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은 자극을 걸러내는 필터(시상)와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브레이크(선조체)가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틱장애는 이 필터와 브레이크의 발달이 미숙할 때 나타난다. 모든 자극에 반응하다 보니 의미 없는 행동과 소리가 갑작스럽게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증상은 3~8세에 나타나기 시작해 10~12세에 증상의 정도가 최고조에 이른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상원 교수는 “본격적으로 뇌가 발달하는 10대 중후반부터 증상이 조금씩 완화된다”며 “성인기에 들어서면 환자의 60~80%는 증상이 거의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상이 심각한데도 방치할 때다. 증상이 1년 이상 이어져 결국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큰 ‘투렛병’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운동 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1년 이상 지속된 경우를 말한다. 투렛병 환자의 50%가 강박증, 30~60%가 ADHD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시작될 때 상태를 정확히 평가받는 게 중요한 이유다. 고대구로병원은 틱장애를 진단·평가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인다. 환자와 부모에게 증상의 빈도, 증상이 심해지는 요인, 동반 질환 등을 철저히 조사한다. 이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중증은 정신과·신경외과 협진
틱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치료부터 하지 않는다. 아이 스스로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켜보도록 권유한다. 대신 부모를 대상으로 필히 교육을 진행한다. 틱장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를 무작정 야단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박상원 교수는 “불안·긴장·스트레스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부모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증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틱 증상이 학교 수업에 방해가 되고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틱 동작 때문에 근골격계 통증이 생긴 아이도 마찬가지다. 이럴 땐 먼저 행동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행동치료의 첫 단계는 증상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틱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근육이나 감각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가령 입을 씰룩거리는 틱 행동을 하기 직전에는 입 주변이 간질간질해지는데, 이 감각을 기억해 두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틱 증상을 상쇄하는 근육을 사용하도록 반복적으로 훈련한다. 틱 증상에 사용되는 근육은 제어가 안 되기 때문에 다른 근육을 사용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좀 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틱장애 환자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 도파민을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부 부모는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데 거부감이 크다. 이럴 땐 최신 치료법 중 하나인 ‘경두개 자기자극술’을 시도할 수 있다. 뇌에 반복적으로 자기장을 쬐어 뇌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이문수 교수는 “숙련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약물요법으로 효과가 없고 성인이 돼서도 증상 조절이 안 될 때는 ‘심부자극술’을 할 수 있다. 뇌조율기(Brain pacemaker)라고 불리는 의료장치를 뇌 속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뇌조율기를 이용해 뇌의 신호를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전기 자극을 보내 증상 조절을 유도하는 원리다. 수술은 신경외과 의료진이 한다. 이 교수는 “틱장애는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경증부터 수술이 필요한 난치성 중증까지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단계별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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