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기획] 14년간 바뀐 세대별 정치·사회 성향 분석
포스트86세대 8명 심층 인터뷰
포스트86세대 8명 심층 인터뷰
북한의 위협 실체로 인식
정치목적 학생운동 거부감 커
“개인이 모여 사회변화 이끌어”
“북한은 주적”이라 생각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모두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다친 사건이다.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에 의해 피살된 박왕자씨 사건도 있었다. 북한 군인의 공격에 실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북한을 한 민족이라고 ‘오냐오냐’ 하면서 용인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일이다.”
최근 발생한 김정남 피살사건은 이 같은 인식을 더 공고히 해 줬다. 단국대 학생인 유용석(22)씨는 “북한이 얼마나 잔악한 나라인지 느끼게 해 줬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하기에 국제적 비판까지 감수하며 자신의 이복형이자 정적인 김정남을 제거했나 싶었다. 이 자체로 북한의 위태로운 현 상황을 보여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 운동권과는 차별화
“참가한 학생들은 나이도 다르고 이념도 다르다. 참가 이유도 다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벗이라고 부르는 순간 하나의 목적에 공감한 연대가 이뤄질 수 있었다. 벗이라는 이름 안에선 자신의 공식적 직함이나 학년·전공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었다.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은 것도 그들이 자기 단체명을 언급하려 했기 때문이다.”
기성 운동권에 대해선 비우호적 분위기가 많았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윤나은(24)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2014년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일하면서 한대련 활동을 했다. 하다 보니 정치 활동에 대한 윗선의 강요가 많았다. 어떤 선배는 졸업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 매일 찾아와 데모나 정치 활동을 권유했다. 대학생 연합이면 대학생 연합다운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 활동을 요구하더라. 그런 부분에서 문제의식이 컸다”고 말했다.
새로운 진보, 새로운 운동방식 필요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지점에서 이를 방관하거나 나와는 무관한 일로 여기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유영현(24) 전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과거처럼 폭압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는 것처럼 행동하진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자기 생각을 표출하고 행동하는 부분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이런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게 매우 쉬워졌다. 집회 현장에 나가진 않지만 최소한 목소리는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나영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