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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그들의 위기감 이해 못하면 수습 어려워

“헌법재판소가 현명한 결정을 했습니다. 이제는 법치 회복에 힘을 모을 때입니다.” 헌법학자인 양건(70) 전 감사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사건은 1987년 6월항쟁으로 태어나 정착돼 가던 민주적 헌법 질서를 마비시킨 ‘기이한 사건’이다”며 “이 같은 현상이 초래된 데 대해 법 집행기관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양건 전 감사원장은 “대선 국면에서도 정치인들이 태극기와 촛불로 나뉜 민심을 이용하려 들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사진 장진영 기자]

양건 전 감사원장은 “대선 국면에서도 정치인들이 태극기와 촛불로 나뉜 민심을 이용하려 들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사진 장진영 기자]

 그는 “법치는 시민들의 준법이란 측면과 제대로 된 입법과 법 집행이란 측면이 잘 맞물려야 구현된다”며 “검찰·법원 등 법 집행기관들이 금권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한다는 신뢰를 회복해야 국민의 준법의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건 전 감사원장
DMZ 같던 광장 갈등은 그만
공정한 법 집행에 미래 달려
개헌, 법치 안정 전제 아니다

 
양 전 원장은 한양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민권익위원장과 감사원장 등을 지낸 뒤 은퇴했다.
 
탄핵사태 때 어떤 생각을 많이 했나.
“지난달에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현장을 둘러봤다. 남남 갈등이 실감 났다. 두 집회 현장을 갈라 놓은 차벽과 차벽 사이는 또 하나의 비무장지대(DMZ) 같았다. 차벽 사이의 넓은 빈 공간에서 오히려 꽉 막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거리에서 충돌양상을 보인 갈등을 수습하려면 우선 어떤 일이 필요한가.
“촛불시위 군중의 의미는 잘 이해가 된다. 오히려 태극기집회 규모와 양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태극기집회에 나간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진지한 위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촛불시위 주도세력에 대한 불신과 뒤얽혀 있다. 안보 또는 안전에 대한 욕구는 뿌리 깊다. 프랑스혁명의 이념에 자유·평등·박애뿐만 아니라 ‘안전’도 포함돼 있었다. 이 뿌리 깊은 위기감을 깊게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수습책을 마련하기 어렵다.”
 
태극기집회에서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의사가 가감 없이 표출되는데.
“사법 신뢰도가 저하돼 왔지만 헌재는 큰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없다. 헌재라는 기관에 대한 불신은 아니라고 본다. 재판 결과에 대한 예단과 촛불 주도세력에 대한 불신이 그렇게 발현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결정 불복은 정당한 저항권 행사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헌법이 인정하는 저항권에는 요건이 있다. 헌법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정도의 침해가 있을 때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돼야 헌법적으로 정당한 저항권 행사가 될 수 있다. 탄핵 결정에 대한 불복을 두고 저항권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탄핵 결정 후유증 극복을 위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대선주자들, 전직 국회의장들, 여러 정당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정에 대한 승복을 다짐하고 호소하는 공동선언 같은 게 가능할까 생각해 봤다. 그런 움직임에 불응하는 사람은 대선주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그동안 정치적 의사표현이 충분했던 만큼 이제 거리로 나오는 것을 자제하고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탄핵 이후의 법치 회복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법치는 법 집행과 준법이란 두 측면이 맞물려 작동한다. 법 집행이 마땅찮다고 위법과 탈법이 용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입법과 법 집행은 준법의 전제다. 최순실 사건뿐만 아니라 그 직전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보면 검찰과 법원이 전례 없이 금권(돈)에 흔들리는 모습이 드러났다. 사법부를 포함한 법 집행기관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법치의 미래가 있다.”
 
양 전 원장은 법치 안정의 전제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이란 주장에는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합의가 된다면 지금 헌법에는 손봐야 할 부분이 여러 곳 있다. 정책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5년 단임제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제도의 문제가 정치 실패의 원인이란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임장혁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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