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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사이다’면 괜찮아? 정치인 신뢰는 말부터

박상욱EYE24 기자

박상욱EYE24 기자

“여론조사는 다 엉터리다.”
 
‘한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7일 한 방송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여론조사 응답률은 10% 내외”라며 “90%가 응답을 안 하는 조사에 신뢰도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홍 지사의 확신에 찬 목소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홍 지사 발언 이후 “그럴 줄 알았다” “나도 여론조사 전화는 항상 받지 않는다”는 지지자들의 SNS 게시물이 쏟아져 나왔다. 반면 ‘○빠’ ‘△빠’로 불리는 지지율 상위권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지율 최하위권인 홍 지사의 핑계” “그냥 인기 없다는 걸 인정해라”는 반박을 이어갔다.
 
그래서 언론에 주로 오르내리는 여론조사업체 두 곳의 응답률을 살펴봤다. 최근 5주 기준 A사 응답률은 평균 7%였고, B사는 평균 20%였다. 홍 지사 발언의 오류가 확인된 것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홍 지사는 “지금은 좌파 광풍시대”라며 “요즘은 좌파만 여론조사에 답하기 때문에 응답률이 낮다”고도 했다. 하지만 과거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도 응답률은 10~20%였다.
 
홍 지사가 여론조사 신뢰도가 낮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90%가 응답을 안 하는 조사”라고 과장 섞인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업체들은 결과 발표 때 “신뢰 수준은 95%”라고 설명한다.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유사한 결과가 95번 나올 만큼 일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업체들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진 않았다.
 
지난해 한국의 총선,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가 연거푸 빗나가면서 그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사이에서도 “표본의 구성과 조사 방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자성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을 알지 못한 국민이 홍 지사의 발언만을 들었다면 여론조사에 대한 왜곡된 오해를 할 수 있다.
 
최근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가짜 뉴스 대책반’을 꾸리며 엄정 대응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홍 지사뿐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의 발언이 일부 가짜로 드러난 일도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10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실효세율이 11%에 그친다”는 발언이 그런 사례다. 이들 기업에 적용된 지난해 법인세 실효세율은 17.6%였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사이다 발언’ 욕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진짜 사이다는 철저한 사실에 바탕을 둔 발언이란 점을 잊지 말아 달라.
 
박상욱 EYE24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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