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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가

마이클 그린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부소장

마이클 그린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선임부소장

나는 이번 주 베이징에 있다. 카네기-칭화센터(CTC)의 ‘저명 방문자 프로그램(DVP)’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CTC의 폴 핸리 소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중국정책보좌관을 지낸 중국 전문가다. 그는 북한과 수차례 협상한 경험도 있다. 핸리 소장과 함께 나는 중국 공산당·정부·재계·외교계 인사들을 만났다. 그들과 만났을 때 한반도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우리의 회합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과 겹쳤다. 앞으로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 문제와 관련해 내가 베이징에서 받은 인상을 우리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사드 배치는 호의에 대한 배신”
중국은 미국보다 한국에 분노
새 한국 정부와는 관계 회복할 듯
한국의 일관성이 중국 움직여

중국 측 인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였다. 미국 정치와 트럼프 행정부를 제외하고 말이다. 사드 체계는 지난 6일 미국으로부터 공수가 시작됐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을 비난한다. 매체들의 보도 태도는 부분적으로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앙된 토론을 반영한다. 중국이 수년간 한국 기업들에 ‘호의’를 베풀었는데 한국이 ‘배신’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내가 만난 중국 측 인사들은 한국에 대한 보복에 중국 정부는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드를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핵무기·화학무기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 체계로 인식하는 중국인은 소수였다.
 
중요한 점은 베이징이 사실 미국이나 한국이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베이징 인사는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강경한 사드 반대 입장을 취함으로써 중국 지도부가 탈출할 수 없는 함정을 팠다고 고백했다. 그 결과 한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연구해온 중국 인사들은 중국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 안타깝게도 북·중, 중·일, 미·중 관계에서 중국의 국익이 손상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 정부 바깥에서 일하는 인사들 중 일부의 말에 따르면 한국의 진보 진영이 사드에 반대할 가능성을 두고 중국 지도부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걸었다. 중국의 공식 입장은 사드에 강력히 반대하는 것이며 일반 민간의 차원에서도 한국에 대한 불만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중국 인사들은 명백히 평양에 대한 분노가 더 컸다. 또한 한국 기업에 보복하면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중 교역이나 남중국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중국 인사들도 있었다. 내 예상에 따르면 베이징은 중국 민간의 제한된 한국 기업 보이콧을 일부 용인할 것이지만 중국 정부 자체가 한국 기업에 보복한다는 인상은 피하려고 할 것이다. 탄핵이 이뤄질 경우인 5월 선거 이후에는 서울과 신속하게 관계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켜봐야 한다.
 
예상대로 김정은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은 베이징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조치를 통해 중국이 할 만큼 했다는 게 베이징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많은 중국 관리와 전문가들은 공이 이제 미국 쪽 코트로 넘어갔으니 이제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나설 차례라고 주장했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다. 사드 철회를 기대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지만 평양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를 워싱턴이 수용할 수는 없다고 나는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한·미 군사훈련은 협상 가능한 정치적인 제스처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북한을 억지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다지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점증하는 군사위협과 도발을 감안하면 한·미 훈련은 계속돼야 하며 심지어는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나는 중국 핵심 정책결정자들이 한·미 훈련을 중국이 통제할 수 없는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국은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성을 다시금 상실한 게 확실하다. 6자회담이 개최됐을 때 서울·워싱턴·도쿄에서 벌어지는 내부 토론은 명백했다. 3국은 언론의 자유가 있는 개방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에도 북한을 두고 무대 뒤에서 가장 격렬한 정치 토론이 벌어진 곳은 베이징이었다. 중국의 역할을 빼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한 통일을 말할 수 없다. 여러 측면에서 북핵 이슈를 둘러싼 미·중, 한·중 협력은 지난 10여 년간 발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북한의 위협은 미·중, 한·중 협력의 발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대됐다.
 
중국이 좋아하는 대북(對北) 선택지는 없다. 하지만 세계는 중국의 현실 안주를 눈감아줄 수도 없다. 단기적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일관성 있게 스탠스를 유지해야 중국의 대북 선택이 더 명확해진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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