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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오스카, 성추행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닙니까?

지난 2월 26일(현지 시간)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막을 내린 뒤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추행 논란이 있음에도 이날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케이시 애플렉(사진) 역시 그 파문의 중심에 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2월 15일 개봉, 케네스 로너건 감독)에서 애플렉은 과거의 아픔에 짓눌린 남자의 무기력한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과연 그의 수상은 정당한 것이었을까. 성추행은 단순히 사생활의 문제로 축소할 수 없는 사회적 범죄다. 그런데 그가 이 혐의에 대한 공식적 해명이나 사과 없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의아할 뿐이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사진=영화사제공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사진=영화사제공



수상 후 애플렉의 첫 반응은 더욱 실망스럽다. 그는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건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 내 방식과 가치에 따라 말하고 삶을 살아가는 수밖에…”라고 말했다.
 
7년 전 애플렉은 자신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아임 스틸 히어’(2010) 촬영 도중 여성 스태프 두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두 여성의 말에 따르면, 애플렉은 당시 여성 스태프를 ‘암소’라 지칭했으며 다른 남성 스태프에게 성기를 보여 주도록 시키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속옷과 티셔츠 차림으로 여성 스태프 옆에 누워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렉은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피해자들과 합의했다. 문제는, 이후 애플렉이 이와 관련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사진=영화사제공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사진=영화사제공

그런 그에게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전한 배우는 브리 라슨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슨은 ‘룸’(2015,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당해 7년 동안 방에 갇힌 여성을 연기했다. 오스카는 성폭력 피해자를 연기한 라슨이 실제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애플렉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몹쓸 장면을 만들고야 말았다.
 
오스카의 ‘관대한 수상’은 처음이 아니다. 13세 소녀를 성폭행해 유죄 선고받았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피아니스트’(2002)로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입양한 딸에게 성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은 우디 앨런 감독도 ‘블루 재스민’(2013)이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바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하기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스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당당히 상을 받는 가해자의 모습이 피해자에겐 또 다른 폭력일수도 있음을 그들은 언제쯤 깨닫게 될까.
 
박지윤 인턴기자 park.jiy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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