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축구협회
롯데-허쉬 합작 공장 생산중단 명령까지
사드부지 제공한 '롯데' 겨냥 무차별 보복
축구대표팀 전세기 운항 불허하기도
'차이나리스크'관리는 보복 끝나도 숙제
월드컵 A매치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의 전세기 운항을 불허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해 8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1차전 당시 중국도 전세기를 이용해 입국했다. 중국의 조치에 따라 우리 선수들은 중국전 다음날 새벽에 귀국길에 오르는 불편한 일정을 감수하기로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수단과 원정 응원단의 안전 문제도 변수다. 한·중전 당일 5만5000명을 수용하는 창사 허룽 스타디움은 중국 서포터스 ‘추미(球迷ㆍ공에 미친 사람이란 뜻)’로 가득찰 전망이다. 창사는 광적인 축구팬들이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최재영 붉은악마 중국원정응원단장은 “중국 내 반한 감정을 감안해 이동 과정에서 튀는 복장이나 과도한 응원을 자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500명 수준으로 구상하던 붉은악마 원정단 규모도 50여 명으로 줄였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전방위적이다. 8일 롯데 등에 따르면 중국 소방당국은 상하이에 있는 초콜릿 제조공장인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에 대해 조만간 생산중단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스프링클러 등 일부 시설이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 관계자는 “6일 점검을 나왔던 공무원들이 생산 중단 조치를 예고하고 갔다”면서 “공문만 오면 바로 생산 중단하게 된다”고 했다.
중국은 이날까지 중국 롯데마트 110곳 중 55곳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공장에 대한 생산중단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은 미국 제과기업 허쉬(51%)와 롯데제과(49%)가 만든 합작기업이어서 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미ㆍ중 마찰로 비화될 공산도 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과실음료 제품 통관 절차도 서류미비를 이유로 2일부터 중단됐다. 통상적으로 서류 미비의 경우 추가서류를 제출하면 통관이 진행된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통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가장 아파하는 부분은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통상 당국은 중국의 비시장적 조치를 꼼꼼히 따져 국제사회에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주영ㆍ송지훈ㆍ박린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