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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 ‘암구호’ 물어보는 AI 보초병 … 짐 싣고 산악 누비는 견마 로봇

지난해 3월 이세돌과 알파고(Alpha Go)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알파고 개발자들은 2050년께에 인간 수준, 2100년에는 완벽한 AI가 등장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AI 발전은 윤리적 문제뿐 아니라 인간의 직업까지 빼앗을 수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위험한 군사 분야에서는 군인을 대체할 경우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군사 분야에 활용되는 인공지능
무인정엔 적 잠수함 파괴 임무
원격조종 없이 공격하는 전투기 …
AI가 왜 위협상황으로 판단했는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개발이 숙제

 
로봇에 AI를 탑재하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곤충처럼 무리 지어 공격하는 ‘로봇 군단’도 가능하다.

로봇에 AI를 탑재하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곤충처럼 무리 지어 공격하는 ‘로봇 군단’도 가능하다.

군사 분야에서 AI는 급속히 발전 중이다. 이미 실전에 적용 중인 분야도 있다. AI를 탑재한 각각의 로봇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개미 또는 벌처럼 중앙 지휘부가 없는 로봇 군대가 등장할 수 있다.
 
 
자율 공격 무인전투기6세대 무인전투기는 스스로 공격목표를 찾아 비행할 수 있고 집단공격도 가능하다.

자율 공격 무인전투기6세대 무인전투기는 스스로 공격목표를 찾아 비행할 수 있고 집단공격도 가능하다.

AI 적용은 기존 무기를 원격조종하는 수준에서 먼저 시작했다. 지상에서 무인기를 조종하는 것은 이제는 특별한 일도 아니다. 인간 통제 없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AI 무기도 있다. 사전에 입력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에 따라 작동된다. 여기서 더 발전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면 AI 무기가 된다.
 
한국군에는 AI 무기가 필요한 곳이 많다. 남북한이 대치한 상황에서 한순간도 경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전방의 비무장지대가 대표적이다. 휴전선의 침입을 경계하는 영상 감시체계에 AI를 부가하면 인간의 눈과 귀로 찾아내기 어려운 적을 어둡고 먼 거리에서도 즉각 찾아낼 수 있다. 자율적으로 대응도 가능하다.
 
 
보초 서는 로봇경계 로봇 ‘SGR-A1’은 암구호를 물어볼수 있고 필요한 경우 기관총으로 공격까지 가능하다.

보초 서는 로봇경계 로봇 ‘SGR-A1’은 암구호를 물어볼수 있고 필요한 경우 기관총으로 공격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최전방 GOP 부대를 방문해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덕분에 경계 수준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계는 효과적으로 하되 경계병력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경계시스템 로봇 ‘SGR-A1’은 최대 4㎞까지 감시, 2㎞ 이내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위급 시엔 장착된 기관총(5.56mm)을 발사해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암구호도 물어 아군인지 적군인지 식별한다.
 
아직까지는 도덕적 문제 등으로 감시 업무만 자율적으로 수행하지만 최종적인 공격 여부는 사람이 판단한다. 경계가 필요한 지역에 배치돼 감시하다가 사람의 접근을 발견하면 침입자에게는 경고방송을 하고 경계병에게는 침입 사실을 알린다. 형상인식장치 덕분에 움직이는 물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식별해낸다. 고도화된 AI 덕분에 짧은 순간에 각종 센서가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고 정확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다. 정밀제어 기술도 갖추고 있다. 이 덕분에 관측능력은 향상됐고 경계병의 판단에 따라서는 빠르고 정확하게 기관총을 발사할 수 있다.
 
 
짐 나르는 로봇AI 견마로봇은 산악지형에서 무거운 군수물자를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짐 나르는 로봇AI 견마로봇은 산악지형에서 무거운 군수물자를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무기뿐 아니라 다양한 전술 용도에도 쓸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에서 개발된 견마용 로봇은 산악 지형에서 약 180㎏의 짐을 싣고 시속 32㎞로 움직일 수 있다. 견마 로봇은 각종 센서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그리고 AI를 적용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466억원을 들여 견마형 로봇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해외 파병부대에 인명 구조, 감시, 지뢰 제거 등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미 육군은 전투용 견마 로봇이 전투병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차원까지 연구 중이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것이다.
 
미국 해군은 2000년대 중반 무인수상(USV) 및 수중(UUV) 체계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5년 2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해군 참모차장은 ‘대잠전 지속추적 무인정(ACTUV)’ 개발 상황을 보고했다. 대잠전 무인정은 2010년 개발을 시작했고 2016년 6월에 시험 운항을 했다. 2018년께 실전 배치가 예상된다. 현재는 무인정이 자율적으로 항해하면서 적 잠수함을 탐지해 아군의 공격을 유도하는 수준이다. AI가 고도화될 경우 무인정 스스로 공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공격 방어 체계AI 방어 시스템은 24시간 이뤄지는 공격을 감시하고 다양한 사례를 분석할 수 있다.

사이버 공격 방어 체계AI 방어 시스템은 24시간 이뤄지는 공격을 감시하고 다양한 사례를 분석할 수 있다.

최근 향상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초기 무인정은 비용 절감을 고려해 원격조종이 가능한 수준에서 개발됐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무인정은 스스로 위협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모선의 조종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던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 장시간 자율적으로 수중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바다에 인접한 원자력발전소와 항구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해야 한다. 무인정이 정찰에 투입되면 보다 정밀하고 지치지 않고 감시할 수 있다.
 
미군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 조종 항공기도 개발했다. 지금은 지상의 조종사들이 교대로 근무하며 원격으로 조종하지만 앞으로 AI를 탑재하면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조종사는 지상에서 최종적인 결정만 내리고 대부분 임무는 무인기의 AI가 스스로 판단해 수행하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정해진 목적지로 이동하듯 AI를 탑재한 항공기가 최적화된 경로를 비행하거나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무인기 전투는 2030년께부터 6세대 전투기가 배치되면 본격화될 예정이다. 특히 위험한 임무는 무인기가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무인기는 공격할 표적과 전투 방법을 스스로 판단해 공격 임무를 수행한 뒤 귀환한다. 우주전쟁 영화에 나오는 무인기에 의한 벌떼 공격 광경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잠수함 잡는 무인정대잠전 무인정은 바다를 감시하고 잠수함 등 위협이 되는 적을 발견 및 공격할 수 있다.

잠수함 잡는 무인정대잠전 무인정은 바다를 감시하고 잠수함 등 위협이 되는 적을 발견 및 공격할 수 있다.

AI 컴퓨터 방어 프로그램은 이미 국방과 민간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손영동 한양대 융합국방학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의 AI는 이미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가장 앞선 AI 적용 사례다”고 말했다. AI 사이버 감시체계는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사이버 공격의 다양한 유형과 사례를 수집 및 분석한다. 징후를 판단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 침입자를 추적해 보복 공격도 가능하다.
 
일본 통신회사 NTT는 지난해 8월 보안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NTT의 보안 프로그램은 과거의 공격 방법을 학습하고 실시간 감시를 수행하며 침입이 발생하면 차단한다. 특히 해킹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학습시켜(머신러닝) 비정상적인 사이버 활동을 감지해 변형된 바이러스 침투에도 대비한다. 한국은 2019년까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테러 대응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AI를 탑재한 무기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의 능력을 보완한다. 인간은 장시간 근무가 어렵고 피로가 누적되면 실수할 위험도 있다. AI 무기가 인간의 역할을 보완하면 인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AI 무인 무기를 대량 생산할 경우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군사적 활용에는 문제점이 없는 게 아니다. 현실에 적용하기에 매우 어렵고 비윤리적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윤리 문제도 앞으로 극복할 전망이다. AI의 개념을 확장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AI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군은 이미 레이더가 비행기나 미사일을 자동적으로 관측한 뒤 위협으로 판단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인간은 AI가 분석한 결과를 검토하고 최종적인 공격 명령만 내리면 된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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