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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집 소녀가장, 헌재 재판관 됐다

양승태 대법원장(69)이 오는 13일 퇴임하는 이정미(55) 헌법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에 이선애(50·사진) 변호사를 지명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관으로서의 헌법 등 법률 지식에 더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다양한 이해 관계를 적절히 대변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인선 기준을 밝혔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이 내정자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공개하며 “역경을 극복한 희망의 상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정미 후임 지명된 이선애
사법시험 수석, 12년간 판사
변호사 된 뒤에도 인권활동
“여성·아동 사회약자 지킬 것”

이 내정자는 ‘소녀 가장’이었다. 아버지를 어린 시절 여의고 의류 노점상을 하는 새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대법원 관계자는 “학창 시절에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한 말 그대로 ‘흙수저’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학업에 정진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 숭의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31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이 내정자는 1992년 판사의 길에 입문했다. 엘리트 코스인 서울민사지법에서 시작해 12년간 판사로 일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2년간 연구관을 지낸 뒤 법복을 벗었다. “말 못할 경제적인 사정이 있었다”는 게 그를 연수원 시절부터 잘 아는 한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 내정자가 그 갈증 때문에 변호사가 된 뒤에도 인권 활동 등 공적인 업무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내정자는 법무부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 위원(2010년), 대한변호사협회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위원회 위원 등 공적 영역에 꾸준히 참여했다. 현재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와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도 맡고 있다. 특히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와 아동권리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인권 침해 정책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치 성향은 중도 보수에 가깝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활동 때문에 진보 성향으로 여겨질 때도 많다고 한다.
 
 
국가인권위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결정을 많이 했다. 대학 수시입학 전형에서 검정고시 출신자의 지원이 전면 제한되지 않도록 신입생 선발 제도 개선을 권고했고, 환경미화원 채용 시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가 되지 않도록 남녀 체력 수준을 고려한 평가 요소를 반영토록 채용시험 개선을 권하는 결정을 했다.
 
이 내정자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도 가사와 육아도 놓치지 않으려고 툭하면 밤을 새워 일을 했다. 주변에서 똑순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슬하에 대학생과 고등학생 딸 둘을 두고 있다. 남편은 김현룡(52)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다.
 
지명 소식이 전해진 이날 이 내정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이날 지명은 전임자의 퇴임 한 달 전쯤 이뤄지는 통상의 지명 절차보다 다소 늦어졌다. 박근혜 탄핵심판 사건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양 대법원장이 신중을 기했기 때문이다.
 
후임자가 지명됐지만 헌재 재판부는 이정미 권한대행 퇴임 이후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공식 임명까지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는 대법원장의 내정 지명일로부터 2주 뒤쯤 열린다. 공식 임명은 청문회 1주일 뒤쯤 대통령이 하게 되는데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선고에 따라 박 대통령(기각 시)이 할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인용 시)이 하게 될지가 정해진다.
 
윤호진·김선미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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