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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국회가 부른 두 광장 … 민의 반영할 정당·선거제 개혁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일을 앞두고 서울 등 각 지역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와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태극기와 촛불을 눈동자에 비치도록 연출해 촬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일을 앞두고 서울 등 각 지역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와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태극기와 촛불을 눈동자에 비치도록 연출해 촬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앞둔 서울의 광장에선 서로 다른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지난 4일 19차 촛불집회까지 광화문광장에 모여든 연인원은 주최 측 추산 1500만 명을 넘었다. 이에 맞서 서울광장에선 지난해 11월 19일부터 탄핵 반대 태극기가 집결했고 최근 두 차례(3·1절과 4일) 집회에선 100만 명이 운집, 촛불집회 를 능가했다. 갈등을 수렴·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게 본업인 정치인들은 광장에 끌려다녔다. 대선주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광장 그 후’ 전문가 7인의 제언
진영논리에 빠진 정당, 국민이 불신
청년실업·양극화 풀 법안 만들어야
87체제 근본적으로 바꿀 개헌도 필요

김형오(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은 “두 광장은 서로 다른 정의와 신념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종교전쟁 같은 상태”라며 “갈등을 조정·통합할 책임이 있는 정치 지도자와 정당·국회의 무책임과 무능이 국민을 분열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광장의 정치는 표면적으론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로 시작됐지만 대통령과 정당·국회 등 주요 대의민주주의 기구들이 국민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제대로 대표하고 책임지지 못하자 직접민주주의 열망의 분출로 이어진 것”이라며 “분열과 대립의 열정이 통제불능으로 위험하게 분출되는 사태를 막으려면 국회와 차기 대통령이 광장이 남긴 과제를 하루빨리 제도권으로 포용해 해결해야 한다. 그게 국가를 정상화하고 대의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6일 정치학자 7인에게 광장이 정치권에 던진 과제를 물었더니 ①청년실업과 격차 해소를 위한 복지·노동분야 개혁 ②민의를 반영하는 정당·선거제도 개혁 ③통합을 위한 개헌 등으로 집약됐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결국 한국 경제의 정체와 양극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여야가 당장 3월 국회에서라도 최소한 공통분모를 찾아 사회경제적 개혁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도 “미국·독일·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기성 제도권 정당들이 불신받는 이유는 이념과 진영논리에 빠져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선주자들도 국회에서 어떤 민생개혁법안을 통과시킬지 명확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직접민주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정당·선거제도 개혁도 주문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가 참여를 통해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광장 직접민주주의의 성과”라며 “유권자 절반을 사표(死票)로 만드는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바꾸는 선거개혁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훈 서울대 교수는 “여야 정당들도 비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정책 성과를 내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당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정책실명제, 국회에서 각 정당의 정책을 비교·검증하는 정책비교위원회 신설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국회·정당·선거제도를 한꺼번에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권력자가 공천권으로 정당정치를 무너뜨리는 ‘87년 헌법체제’에선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며 “ 분권만이 아니라 국회·정당 등 대의제 기구 모두 국민의 다원적 요구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광장의 정치는 기성 정치권이 국민이 처한 문제를 실시간 해결할 능력이 있는 한 차원 높은 민주주의로의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백민경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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