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국 건보시스템 바레인도 쓴다 … 155억원에 세계 첫 수출

“오, 이건 제가 꿈꿨던 시스템이에요. 우리 바레인에도 구현하면 좋겠습니다.”
 

심평원, 영국·일본 제치고 계약
왕족 알할리파, 2년 해외 시찰 후
“제가 꿈꿨던 것, 중동국가에 알릴 것”
프로그램 구매비 합치면 250억 규모
의약품 관리, 정보 활용법 등 전수
다른 13국도 컨설팅, 수출 확대될 듯

지난해 1월 중순 바레인의 국가보건최고위원회의(SCH)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 알할리파 의장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심사평가(HIRA)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이렇게 감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세계은행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21개국을 초청해 개최한 ‘보편적 건강 보장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가진 개별 미팅에서다. 미팅은 약속된 한 시간을 훌쩍 넘겨 세 시간 동안이나 진행됐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나라와 바레인의 인연이 1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두 나라는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155억원 규모의 ‘바레인 국가건강보험시스템 개혁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건보심사평가시스템의 해외 수출은 세계 최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매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총 250억원이 넘는다. 손명세 심평원 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외국 정부 예산으로 구매되는 최초의 수출 형태의 계약”이라며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한국 건강보험에 뜻깊은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의 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할리파 의장은 2014년부터 2년간 영국·덴마크 등 유럽과 일본 등지를 돌며 건보심사평가시스템을 수입할 국가를 물색해 왔다. 무상의료를 실시 중인 중동 국가에선 불안정한 유가 때문에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비가 매년 폭등해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스템 쇼핑’을 다녔던 그가 선택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지난해 3월 심평원을 바레인에 초청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년 만에 본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왕족이자 의사인 할리파 의장이 바레인 왕세자의 전권을 위임받은 덕분이다.
 
이번에 수출되는 시스템은 ▶의약품 관리(DUR) ▶건강보험 정보(NHIIS) ▶의료정보 활용(SUN) 등 세 가지다. 의약품관리시스템은 의약품이 안전하게 쓰이는지 점검하고, 건강보험정보시스템은 의료행위가 적절했는지 혹은 의료의 질은 어땠는지를 평가한다. 이 중에도 바레인이 가장 주목했던 건 의료정보활용시스템이다. 환자가 어떤 질병에 의료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 전체 의료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분석하는 통계시스템으로 국가 정책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5000만 명이 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간 15억 건 이상의 의료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내고 의료비 규모까지 예측할 수 있는 우리의 시스템을 보고는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바레인에 구축할 시스템엔 한국에선 의료계 반발로 도입되지 않은 ‘의료인 간 개인건강정보기록(PHR) 공유’ 기능도 포함된다. 환자가 병원을 옮겨도 새로운 의사가 이전 진료기록을 디지털로 열람해 환자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레인은 한국형 시스템 도입으로 연간 의료비가 15%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작업은 우리 정부와 국내 민간 IT 시스템 개발회사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개발단 50여 명이 오는 4월부터 2년8개월간 진행하게 된다.
 
이번 수출을 계기로 우리의 건보심사평가시스템이 중동을 넘어 아메리카와 아시아 등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바레인 등 중동 산유국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에 바레인과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할리파 의장도 계약 체결식에서 “이제 중동에서도 무상의료서비스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며 “한국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후 이를 이웃 중동국가로 확산시켜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 등 GCC의 나머지 5개국 대사가 직접 참석했다. 또 심평원은 현재 페루·칠레·콜롬비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총 13개국에 건보심사평가시스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