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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R&D 투자 세계 1위, 통계 착시에 취한 한국

한국경제연, 주요국 50개사 비교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장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는 나라다”

매출액 기준으론 미국의 8분의 1
“일부 대기업 빼곤 혁신 노력 미흡”
미국 등 선진국은 민간 주도 전략
“정부, 조세 지원 규모 더 늘리고
대기업 역차별 규제 걸림돌 제거를”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낸 자료의 일부다. 2015년 기준 한국 총 연구개발비는 65조9594억(583억 달러)였다. 절대 금액으로 하면 세계 6위,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지면 1위 (4.23%)를 차지했다.
 
버는 것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이 조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국 5만6000여 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 매년 말 발표된다. 2014년에도 한국은 거의 유사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데 내실을 따져보면 이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R&D를 많이 하는 주요국의 50대 기업을 선정해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투자율(투자 집약도)을 따져봤다.‘우리나라 R&D 활동과 조세 지원 제도의 문제점’ 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50대 기업의 투자집약도는 3%로, 미국(8.5%)이나 일본(5%)·독일(4.3%) 등 R&D 선진국의 50대 기업들보다 한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50대 기업의 평균 투자금액은 5억2000만 달러로, 미국(39억3520만 달러)의 8분의1에 불과했다. 일본(16억1760만 달러)과 비교해도 3분의 1, 독일(11억6380만 달러)에도 절반 정도에 그쳤다. 한경연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국가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다.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한국 주요기업들의 R&D 활동을 통한 혁신 노력이 글로벌 경쟁기업보다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국가전체 GDP 대비 R&D 투자율을 따지면 한국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통계적 착시 현상’을 제시한다는 지적이다.
 
한경연은 그 원인을 R&D 조세유인 정책에서 찾았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의 대기업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기본 5%에서 최대 10%였다. 하지만 창조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던 박근혜 정부는 2014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민간의 R&D 조세유인 정책을 축소했다.
 
정부가 이때 근거로 사용한 지표가 GDP 대비 조세 지원이다. 황 연구위원은 “GDP 기준 통계에 근거해 민간 R&D 규모와 조세지원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통계적 착시”라며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가 선진 경쟁국 대비 R&D 조세지원을 줄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민간 R&D 투자 대비 조세 지원 비율은 한국이 7.4%로, OECD 회원국 중 미국(3.6%)과 일본(4.9%)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캐나다(21.2%)와 프랑스(17.9%), 네덜란드(13.8%), 영국(9.4%)에 비해서는 낮았다. 특히 영국의 경우 대기업의 적격 연구 개발비에 대해 10% 세액을 공제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기본 1%에서 최고 3%에 그치고 있다. 황 위원은“연구·개발 조세 지원은 최소한 선진 경쟁국 수준으로 충분히 확대해 민간혁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 보고서는 또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다각도로 운용 중이지만, 정부 주도의 과학기술투자와 신산업 육성 계획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봤다. 과학기술계도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통제권과 배분 활용에 몰두하면서 실제 혁신으로 이어질 연구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런 방향은 정부 주도 연구개발과 유인책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민간 중심의 ‘미국 혁신 전략’과도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한국 전체 R&D 비용에서 정부의 공공재원의 비중은 25% 정도다. 이는 중소기업과 국책 연구소에 배분된다. 민간 부문이 나머지 75%를 주도하는 구조다. 실제로 큰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세금 혜택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다.
 
황 위원은 “민간 R&D 유인을 주요 경쟁국 수준으로 높이고 민간 혁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산업화 시대의 낡은 제도, 대기업 역차별 등 규제 프레임을 다시 짜는 종합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편 50대 기업기준으로 볼때, 국가별로 R&D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기업은 각각 독일 폴크스바겐(128억 7300만 달러), 미국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122억 8200만 달러), 한국 삼성전자(122억 2900만 달러), 일본 도요타(83억 5700만 달러),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59억 9700만 달러), 프랑스 사노피(55억 19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국의 R&D 투자 상위 10대 기업 중 집약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24.3%)였다.
 
기업이 매출액의 4분의 1을 R&D에 쏟아 붓고 있는 경우다. 미국 인텔(21.9%), 일본 다케다(21.1%), 프랑스 알카텔(16.7%), 독일 머크(14.0%), 한국 SK하이닉스(8.6%)의 집약도도 높게 나타났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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