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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담뱃갑 경고 그림 효과 커··· 금연 상담 3배 이상 늘어

금연정책 국제 심포지엄
금연정책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금연지원서비스
확대,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등 다양한 금연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영국의 금연정책 추진 과정을 짚어보고 향후 정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국내외 금연정책의 현황과 제안을 소개한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연정책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일본·영국의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금연정책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용철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연정책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일본·영국의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금연정책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용철

일본 ‘담배 없는 올림픽’ 추진
일본은 비교적 흡연에 관대한 나라다. 길거리는 물론 음식점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흡연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난해 정부가 강력한 금연정책을 발표하면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일본의 흡연 규제 및 미래의 금연정책’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니시무라&아사히 법률사무소 노부히코 하라다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후생노동성이 ‘담배 없는 올림픽’을 위해 공공시설 내 흡연 금지, 흡연자 과태료 부과 등 강화된 금연정책을 내놨다”며 “병원과 학교는 실내외 전면 금연, 음식점과 카페 등은 흡연실 별도 설치 등 금연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는 상황”이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정책 추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들은 별도의 흡연실을 만들 공간이 부족하다며 집회를 여는 등 강력 반발하는 상황이다. 노부히코 변호사는 “정책 초안이 나온 뒤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책은 심의 중”이라며 “일본에서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연기가 적게 나는 ‘궐련형 전자담배(IQOS)’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를 흡연으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덧붙였다.

 
담배 가격 인상, 저소득층 건강 부담 줄여
금연정책은 언제나 그 내용만큼이나 효과에 대한 논란도 잦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시행한 담배 가격 인상 효과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저소득층만 피해를 보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대한금연학회 조성일(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회장은 ‘한국 금연정책의 발전단계 및 현재 금연정책의 효과’라는 주제발표에서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담배 가격이 오른 뒤 소득이 가장 낮은 쪽은 결국 흡연율이 준다는 점은 여러 해외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며 “담배 가격 정책은 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흡연율이 반등했다는 점을 두고 가격 정책이 금연 효과는 작고 사실상 세수 확충 목적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2005년 담배 가격이 인상됐을 때도 흡연율이 감소 후 다소 증가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야만 궁극적으로 ‘흡연 퇴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담배회사 로고 없앤 ‘민무늬 담뱃갑’ 나와
최근 도입된 담뱃갑 경고 그림은 금연지원서비스·금연광고와 함께 대표적인 비(非)가격 금연정책으로 꼽힌다. 일단 정책 효과는 크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담뱃갑에 경고 그림이 포함된 담배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월 첫째·둘째 주에 접수된 금연 상담 전화는 1214건으로 시행 전(2016년 12월 330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국립암센터 교수) 회장은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나아갈 길’이란 발표에서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는 담배는 경고 그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답뱃갑(면적)의 65% 이상으로 우리나라(50%)보다 넓다”며 “특히 호주에서는 담배회사의 로고와 디자인을 없앤 민무늬 담뱃갑(plain packaging)을 도입했는데,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발표를 통해 담배 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미국·영국 등 38개국은 담배 광고를, 프랑스·태국 등 15개국은 담배 진열을 금지하고 있다. 그는 “자체 조사 결과 우리나라 담배 판매점 한 곳당 평균 7.24개 광고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담배 소매상 모두 광고와 진열을 금지하도록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비가격 금연정책의 효과는 영국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심포지엄에서 ‘영국의 흡연 규제 접근 방법’을 발표한 영국공중보건국(PHE) 산하 흡연규제계획 마틴 독렐(Martin Dockrell) 국장은 “영국에서는 담배 광고 전면 금지, 담배 구매 연령 상향 조정(16세→18세), 담뱃갑 포장 규제, 지역 차원의 금연 지원 서비스 등 비가격 정책을 패키지 형태로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약 20년에 걸친 정책 추진 결과 성인과 청소년 흡연율은 각각 30%, 6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권병진 과장은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더욱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금연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참고해 앞으로도 일관성 있게 금연정책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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