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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유독 맥주가 맛없는 이유

기내식 맛없다는 것도 옛말이다. 비즈니스 클라스는 물론 이코노미석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프리미엄 식단을 제공하는 항공사가 점점 늘고 있으니 말이다. 단, 맥주만은 예외였다. 분명 평소 먹는 같은 브랜드인데도 기내에서 먹으면 이상하게 김 빠진 것처럼 맛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비행기에서도 더이상 김빠진듯 맛없는 맥주를 먹지 않아도 된다. 항공사들이 기내에서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 맥주 제공을 속속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음과 건조함이 미각에 치명적
과학적 근거로 기내용 맥주 속속 선보여

캐세이 퍼시픽이 제공하는 비행기 전용 맥주 베시 비어. 

캐세이 퍼시픽이 제공하는 비행기 전용 맥주 베시 비어.

이 혁신적 서비스를 가장 최근 시작한 곳은 캐세이 퍼시픽이다. 3월 1일(미국시간)부터 기체 전용 맥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꿀, 그리고 열대과일인 롱간이 들어간 기내 전용 맥주는 평소 기내에서 마시는 맥주보다 쓴맛은 덜하고 거품은 풍성하다. ‘베시 비어’(Betsy Beer)라고 불리는 이 수제맥주는 “비행 중에는 왜 맛이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승객들이 기내 식음료를 지상에서보다 덜 맛있게 느끼는 이유를 소음과 저기압, 건조한 공기, 그리고 플라스틱 식기류 탓으로 분석한다.
 
우선 소음의 영향이 가장 크다. 비행기 안에서 승객이 느낄 수 있는 단맛과 짠맛은 지상에서보다 30%정도 떨어진다. 반면 5번째 맛이라 불리는 우마미(감칠맛)를 느끼는 능력은 향상된다. 감칠맛 풍부한 토마토 주스를 섞은 칵테일 ‘블러드 메리’가 기내에서 인기 있는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의 유전적 특질에서 비롯된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포식자를 맞닥뜨리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감칠맛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혀가 감칠맛을 느끼면 침이 자연스레 분비돼,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게 된다. 비행기 탑승객은 기체 소음을 본능적으로 위협요소로 받아들이기에 감칠맛을 지상에서보다 더 잘 느끼게 된다는 얘기다.
 
기체의 낮은 습도와 저기압 역시 미각에 큰 영향을 준다. 평균 3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 내부 공기는 사막보다 더 건조해 승객들이 후각 능력이 대폭 감소한다. 맛을 느끼는 감각의 대부분이 후각인 것을 감안하면 치명타인 셈이다. 
 
비행기 전용 맥주는 이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미켈러가 2014년 처음 선보인 기내 전용 맥주. 

미켈러가 2014년 처음 선보인 기내 전용 맥주.

‘베시 비어’는 캐세이 퍼시픽의 자체 브랜드다. 이보다 앞서 2014년에 덴마크 미켈러가 항공용 맥주를 처음 선보였다. 미켈러는 당시 노르웨이 항공사 사스(SAS)에 10개 종류의 기내용 맥주를 공급했다. 쓴 맛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대부분의 맥주가 귀리와 밀을 사용하지만 기내용 맥주는 맥아를 사용하고 처음 맥주 양조를 할 때 홉을 적게 넣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제공하는 맥주는 거품도 풍성하게 만들어져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따로 뺀 후 승객들에게 제공한다.
 
미켈러측은 항공사간의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 때문에 이미 여러 항공사와 제품 공급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7년 여름이 오기 전 한국 항공기에서도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을까.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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