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30년 벌어 30년 쓰는 시대, TDF 뜬다

30년 동안 벌어서 30년 동안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수년 동안 월급은 오를 기미가 없다. 노후를 짊어진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1%대로 내려앉았다. 퇴직연금의 배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원금 지키기에만 급급한 방식으로는 더욱 길어진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선 '타깃 데이트 펀드'(TDF)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알아서 운용 전략을 바꿔주는 펀드다. 젊을 땐 주식을 늘려 공격적으로 운용하다가 은퇴가 가까워지면 채권을 늘려 보수적으로 바꾸는 식이다. 원금보장형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해 노후를 풍족하게 한다는 취지다.

TDF시장을 이끌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TDF 자산 규모는 8740억달러(988조원)에 달했다. 2006년 1140억달러(129조원)에서 10년 사이 7.7배로 불어난 것이다. 회사의 퇴직금 투자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2006년 제정된 연금보호법 영향이 컸다. 원금보장형 상품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할 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TDF를 택하는 회사가 늘어났다. 이 기간 TDF에 가입한 근로자 비중은 42%에서 77%로 늘어났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운용 경험이 많은 미국 운용사와 손잡고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27일 미국 업계 3위인 티로우프라이스와 함께 'TDF 알아서 펀드 시리즈'를 내놨다. 투자자는 자신의 은퇴 시점에 맞춰 5년 단위로 상품을 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으로 20년 후쯤 은퇴할 것으로 보이는 40대는 '2035 펀드'에 가입하는 식이다. 숫자는 예상되는 은퇴 연도를 뜻한다.

투자처는 국내외 주식·채권 할 것 없이 다양하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해외 주식과 채권 뿐 아니라 한국 주식과 채권에도 투자해 한국인의 실정에 맞게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10년 넘게 검증된 모형을 기반으로 한국형 TDF 구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TDF를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지난달엔 출시 10개월 만에 수탁고가 700억원으로 불었다. 2045년을 은퇴 시점으로 운용하는 '삼성 한국형 TDF 2045 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 S-P'은 1일 현재 6개월 수익률이 3.31%다. 3개월 수익률은 4.9%로 더 높았다.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B자산운용은 6월쯤 미국 1위 TDF 운용사인 뱅가드와 손잡고 TDF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정부 규제 완화도 한몫 했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TDF처럼 일반 펀드에 재투자하는 경우 자사가 운용 중인 펀드에 대한 투자 한도를 50%에서 100%로 확대했다.

TDF에 적합한 투자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내 퇴직연금이 DB형(확정급여형·퇴직 때 받을 급여가 사전에 확정)인지 DC형(확정기여·근로자 스스로 운용)인지 모를 정도로 재무 정보가 부족하거나 수시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시간이 없는 투자자다. 또 원금 보장보다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맞다.

체감 수수료는 이전 투자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류범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솔루션본부 부문장은 "만일 과거 해외 주식형펀드 한 곳에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전보다 수수료가 더 줄어들겠지만 온전히 채권형에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수수료 부담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TDF 역시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다.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선 안 된다는 뜻이다. 초장기 상품이 아닌데다 아직은 취급하는 운용사가 적어 상품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퇴 시점이 같다면 개인의 투자 성향과 상관 없이 같은 자산 배분을 따르게 될 수 있다"며 "또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다른 자산의 운용 전략도 함께 따져야 자산 배분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