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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시 찬반집회 선거법 적용 딜레마…"권리 옥죄는 '하지마 선거법'"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반으로 나뉜 민심의 분열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탄핵안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에는 혼란이 더 클 수 있다. 선거법상 헌재 선고가 내려지는 직후부터 집회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인용 결정을 환영하는 촛불집회나 이를 반대하는 보수집회 어느 쪽도 선거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한 해석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시민의 입을 묶는 독소조항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조항은 공직선거법 103조다. 103조는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향우회ㆍ종친회ㆍ동창회ㆍ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그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이 적용되는 대통령선거의 선거기간은 180일이지만 박 대통령이 탄핵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60일로 줄어든다.


선거기간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과 동시에 시작된다. 따라서 탄핵 결정 직후부터 집회에서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비난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예컨대 탄핵 인용 결정을 환영하는 촛불집회에서 탄핵을 반대했던 정치인이나 정당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거나 연설을 하는 것은 그 동안 집회에서 늘 하던 내용이어도 허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탄핵 반대 집회에서 특정 정치인과 정당을 규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탄핵 찬반 진영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헌재 결정을 기다리며 집회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탄핵 인용이 결정됐을 때 집회ㆍ시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선관위와 경찰로선 큰 과제다.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시민단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탄핵안이 인용되는 날 광화문에서 환영 집회를 열고 그 주 토요일에 ‘국민승리 범국민 한마당’(가칭) 등의 자축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해왔다.


은수미 전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탄핵 인용이 됐다고 집회에서 막 기뻐하고 여기서 누구는 안 돼, 누구는 돼 이런 얘기들이 나오면 선거용 집회가 되는 것”이라며 “사실상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하지 못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이란 조항은 애매한 독소조항”이라며 “실제로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을 벌였던 단체들의 행동이 선거기간이 시작되면서 불법으로 규정돼 단체 대표가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 때 환경단체들이 늘 해왔던 4대강 반대 운동이 새누리당에 불리하단 이유로 불법으로 낙인 찍힌 경우도 있었다. 안 사무처장은 “유인물을 돌리거나 현수막 게첩, 손피켓을 만들어 들거나 1인 시위 등이 모두 안 된다’며 “사실상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하지마 선거법’”이라고 했다.


조성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은 언론 기고를 통해 “표현의 자유는 선거의 룰, 정치적 유불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보호해야 할 주권자의 권리”라며 “가장 큰 원칙은 평등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가급적 자유를 최대한 즐기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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