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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권력기관간 암투 이용해 체제 장악 나선 김정은

북한 최고의 권력기관인 국가보위성(한국의 국가정보원)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북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보위성이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김정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피살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꼬리’가 밟힌 데다, 북한 노동당의 실세 조직인 조직지도부와의 갈등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위성 先攻, 조직지도부 逆攻
90년대 후반 '심화조 사건'과 유사

1일 본지가 취재한 결과 최근 보위성과 조직지도부 등 권력기관 간에 알력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말 보위성이 조직지도부 과장급 인사를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비위혐의로 체포된 조직지도부 과장이 보위성 조사과정에서 구타와 가혹행위로 숨졌다고 한다. 

보위성은 이를 김정은에게 축소해 보고했고, 조직지도부가 사건 내막을 김정은에게 별도로 보고하면서 탄로가 났다. 김정은이 격노해 “그딴 것들을 쓸어 버리라”고 지시하면서 지난 1월말 김원홍 보위상(장관)은 대장(별 넷)에서 소장(별 하나)로 강등돼 해임되고, 부상(차관)급 인사 5명이 처형됐다. 김정은의 지침하달과 인사(간부사업), 검열 등 북한의 모든 조직을 관할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당 속의 당’으로 불리는 조직지도부의 반격이었던 셈이다.

이를 두고 19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제2의 심화조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화조 사건은 수 십만의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주민들과 간부들 사이에 체제에 대한 불만이 싹트자 비밀 경찰 조직(심화조)이 조사를 통해 2만 5000여명을 숙청하거나 처형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채문덕 사회안전성 정치국장이 문성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고문해 사망케 하는 등 두 권력기관간 알력도 있었다. 채문덕은 조직지도부의 반격으로 2000년 처형됐다. 이번 사건은 조직지도부를 손보려던 조직이 역공을 당하고, 지난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가 가중되면서 쌓이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심화조 사건과 흡사하다.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의 수단으로 이번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직지도부 과장급을 체포해 조사하려면 김정은의 묵인 또는 재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며 “북한에서 조사중 사망하는 사건은 흔히 있는 일임에도 본인이 조사하라고 해놓고 피조사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보위성을 손보도록 한 건 자신의 손에는 피를 안묻히고 두 실세 기관끼리 싸움을 붙여 양쪽 모두를 길들이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오진우 일가를 비롯한 빨치산 세력을 거세하고, 김정남을 암살하는 등 자신에게 위협적인 세력을 제거한 연장선으로 체제 장악의 마지막 수순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원홍 후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동안 보위성의 입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원홍은 1월말 연금된 상태로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며 “김정은은 ‘보위성은 장군님(김정일)을 섬길 자격이 없다’며 보위성에 설치됐던 김정일 동상 철거도 지시했다”고 말했다. 조직지도부의 조사와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보위부로 향한 화살은 더 날카로워 질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수령은 무오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며 “정책의 실수나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을 보위성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며 "보위성의 수난이 한동안 가겠지만 체제보위의 보루로 여겨지는 만큼 잠잠해지면 다시 위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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