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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의 비정상의 눈] 가짜 뉴스의 확산 … 거짓 정치 부른다

제임스 후퍼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제임스 후퍼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올해 초 방영됐던 드라마 ‘도깨비’가 눈길을 끌었다. 연기자 이동욱은 저승사자를 매력적으로 표현해 시청자의 마음을 훔쳤다. 그런 그가 고약했던 국왕, 왕여의 환생인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왕여는 간신의 거짓 정보에 속아 충성스러운 신하 김신(공유 분)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수많은 뉴스와 정확한 정보가 널려 있는 지금이라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현재도 진실에 귀먹고 거짓 정보에 취한 ‘21세기 왕여’가 적지 않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을 보면 ‘도깨비’의 현실판이 따로 없을 정도다. 자아도취에 빠진 지도자는 칭송만 하는 무리에게 둘러싸여 자신의 취임식에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 당일 사진과 영상, 교통량 통계 등 객관적 증거가 사실관계를 아무리 증명해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취임 뒤엔 수많은 거짓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어젯밤 스웨덴에서 벌어지지도 않은 테러를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눈여겨볼 사람은 백인 우월주의자이자 극우 성향의 브레이트바트뉴스를 창업한 배넌이다. 트럼프가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인종차별적 행정명령을 내린 배후에 그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리즘’이 미국이 맞고 있는 최고의 위협이란 인식은 정치적으로 과대 포장된 이미지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 큰 문제다. 간단한 통계만 봐도 미국이 당면한 위험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인은 연평균 지하디스트의 테러로 2명이 숨졌지만 모든 종류의 총기사고로는 1만17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에 맞아 숨진 어린이만 연평균 21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정부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의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트럼프는 시행을 미루고 있다. 

배넌은 최근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그의 얼굴 아래엔 ‘뛰어난 조작가’라는 제목이 붙었다. 그는 백악관 규정을 바꿔 자신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모두 참석하게 된 반면 안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국가정보국장과 합참의장은 필요할 때만 부르게 됐다. 

이젠 세계가 미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유도한 배넌은 미국 언론에 의해 ‘사실상 대통령’으로 불린다. 간신에게 쉽게 속고 감정에 휩쓸리는 군주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충신이 쓰러져 가던 ‘도깨비’의 장면을 떠올리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드라마 속 장면이 제발 허구로 끝나기를 바란다.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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