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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가운데 두고 “탄핵 무효” “즉각 탄핵” 구호 대결

서울 광화문광장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1일 경찰 차벽에 둘러싸였다. 차벽을 사이에 두고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정반대 목소리를 냈다. 오후부터 봄비가 내린 광장은 하루 종일 군가와 힙합 음악, 경찰의 호각 소리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으로 혼란스러웠다.
1일 서울 세종로에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는 광화문 사거리에 설치한 차벽 남쪽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북쪽에서 열렸다. [사진 최정동 기자]

1일 서울 세종로에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는 광화문 사거리에 설치한 차벽 남쪽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북쪽에서 열렸다. [사진 최정동 기자]

◆두 개의 태극기, 두 개의 마음=3·1절을 상징하는 태극기는 두 집회 참가자들 모두의 손에 들려 있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태극기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상징물로 탄핵 반대 측의 태극기와 ‘피아 식별’을 했다. 먼저 집회를 시작한 쪽은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였다. 오후 2시 이전부터 손에 태극기를 든 중년의 시민들이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남대문 방향 태평로에 이르는 광장에 모여들었다. 태극기 집회 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정광택 탄기국 공동회장은 “98년 전 목숨을 걸고 태극기를 든 모습과 오늘 태극기를 든 우리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상도동에서 온 이모(51)씨는 자해를 시도했다. 자신의 집에서 흉기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훼손하고 붕대로 손을 감은 채 태극기집회에 나왔다가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안중근 의사처럼 되고 싶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촛불집회 시간인 오후 5시가 다가오자 “탄핵 무효” 외침보다 “즉각 탄핵”을 외치는 소리가 커졌다. 비가 내리면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우산을 쓴 채 촛불이나 태극기를 들었다. 집회 무대에 오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는 “박근혜를 탄핵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한 뒤 ‘아리랑’을 노래했다.
 
두 집회의 거리가 좁아져 불상사가 우려됐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다. 차벽에 가까이 있는 참가자들은 신경전을 벌였다. 촛불집회 쪽에서 차벽 밑으로 ‘박근혜 탄핵’이라고 적힌 팸플릿을 밀어넣으면 태극기집회 쪽이 이를 구겨서 던졌다. 탄핵 반대 측은 연단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크레인으로 스피커를 매달아 광화문광장을 향해 군가를 틀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스피커를 향해 응원 도구인 ‘부부젤라’를 불며 맞섰다.
 
일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들어가 “박 대통령이 뭘 잘못했느냐”고 따지거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작은 말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계속됐다. 그러나 폭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청와대를 향한 행진도 비교적 평화로웠다. 15차례 집회를 연 탄기국은 이날 처음으로 오후 5시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청와대에 가까이 가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고 외쳤다. 이 중 수백 명이 행사장으로 돌아와 정리 집회를 한 뒤 오후 6시30분쯤 해산했다. 오후 5시부터 모여든 탄핵 찬성 측은 지난 집회보다 참가자가 적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 때문에 참가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청운동 로터리까지 진입한 뒤 나팔과 호루라기를 불며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행진은 오후 8시 이전에 끝났다.
 
◆여전했던 불복 선동=탄핵 반대 측 무대 주변에는 ‘헌재 재판 원천 무효, 국회 먼저 탄핵하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결과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건 자유 민주주의 시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탄핵 반대 측의 주요 구호 중 하나도 ‘헌재 해체’였다. 탄핵 찬성 측에서도 헌재를 겨냥한 발언이 나왔다. 퇴진행동 최용준 공동상황실장은 “만약 기각된다면 헌재가 촛불 민심을 저버린 것을 규탄하고, 강력한 항의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홍상지·김민관·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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