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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하겠다더니 … 분열 현장 가세한 대선주자들

서로 너무 다른 3·1절이었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대부분은 중앙일보 설문조사(1일자 4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하든 승복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3·1절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서 100만 명 이상이 대치한 탄핵 찬반 집회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상당수 주자가 참석했다. 국민 통합을 이뤄내야 할 대선주자들이 각자의 진영으로 나뉘어 분열의 현장에 서 있었다. 강신구 아주대(정치학) 교수는 “헌재 결정이 불과 열흘 남짓 남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이 자기 지지층만 찾아가 앉아 있는 모습은 표 계산만 앞세운 것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두 동강 난 나라를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끝까지 친일 적폐청산”
이재명 “시민과 촛불혁명 완수”
태극기집회 김문수 “헌재 탄핵해야”
안희정·안철수·유승민은 집회 불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 시장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 시장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3차 촛불집회부터 1일 열린 18차까지, 이재명 성남시장은 18차례 촛불집회에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독립운동가 후손인 김시진씨를 찾아 “청산 못한 친일세력이 독재세력으로 이어지고 민주공화국을 숙주 삼아 역사를 지배하려는 야욕까지 부리고 있다”며 현 정부를 친일세력에 빗대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는 것이었고,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라다운 나라라면 공동체를 배반하고 억압한 세력을 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운동을 촛불집회와 동일시한 발언이었다.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서양 격언을 인용하며 “저와 우리 당은 국민과 함께 촛불을 밝히면서 끝까지 진실 규명과 적폐 청산을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더 강한 톤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3·1절 메시지에서 태극기집회를 겨냥, “촛불민심을 꺾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자유당 시절 만연했던 ‘백색테러’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며 “촛불 시민과 함께해 온 이재명은 끝까지 촛불혁명 완수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은 태극기집회 연단에 올라 “태극기를 든 국민들과 함께 위법한 탄핵, 위헌적 탄핵에 대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는 2000년 역사에 역적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헌재가 촛불이 겁나서 만약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헌재와 헌법재판관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탄핵 불가”를 외쳤다.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4명은 통합과 화합을 이야기하며 집회에 나가지 않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3·1절 메시지에서 “둘로 갈린 3·1절을 보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대통합의 시대가 열리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지금이야말로 무너진 사회공동체를 복원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에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게 3·1운동 정신의 올바른 계승”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안정과 화합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기초는 협치와 연정”이라고 주장했다.
 
정효식·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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