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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 입법 경쟁 한다더니 … 2월 국회 법안 처리 44건뿐

2월 국회가 사실상 빈손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2월 국회(2일 폐회)가 열린 지난 한 달간 처리한 법안 수는 44건. 지난해 같은 기간 처리한 204건의 5분의 1 수준이다. 또 지난 10년간 2월 국회에서 처리한 평균 법안 건수(172건)와 비교해도 훨씬 적다.
 

한 당만 반대해도 법안 상정 못해
선진화법 맹점, 4당 체제서 극대화
“누가 돼도 여소야대, 협치 더 힘써야”

당초 2월 국회는 ‘개혁 입법 국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해 12월 여권에서 이탈한 바른정당이 대선을 앞두고 기존 야당과 개혁 경쟁을 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나니 개혁 경쟁은커녕 법안 처리조차 쩔쩔매는 상황이 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의원총회에서 “신당은 개혁적 노선을 취하고 경제민주화 등을 내걸 것”이라며 “(2월 국회에서) 개혁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4당 체제를 반겼다.
 
하지만 그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4당 체제는 재앙”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치권에서는 어느 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2월 국회에서 나타난 4당 체제의 난맥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①선진화법에 발목 잡힌 4당 체제=원내교섭단체 중 한 곳만 반대해도 법안 상정이 어려운 국회선진화법의 맹점이 4당 체제에서 극대화됐다. 주요 법안마다 3개 정당이 찬성하고도 1곳이 반대해 처리가 무산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 18세 이하까지 투표권을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찬성했지만 자유한국당이 거부해 처리가 무산됐다. 규제프리존법은 민주당의 반대로 제자리걸음이다.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양당 체제에선 서로 일부 양보하면서 협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당이 반대하면 나머지 세 당의 입장 차이가 있어 양보나 협상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법안소위의 만장일치 등 양당제를 모델로 만든 규정들을 4당 체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②원내 리더십 붕괴=탄핵 정국에서 분열된 한국당과 바른정당 지도부의 리더십 약화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합의하고도 당내 반대로 처리가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노동 4법 개정안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처리에 합의하고도 바른정당 소속인 하태경 환노위 간사가 파견법 개정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버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특검 수사기간 연장’도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가 나서 당론으로 추진했다가 바른정당의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요구해 무산되기도 했다.
 
③현실은 4당제, 인식은 양당제=원내 1당인 민주당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자신들이 관철시키려는 규제프리존법 등에서 한 치도 양보를 안 하니 협상과 타협이 이뤄질 분위기가 생기기 않는다”며 “4당 체제 이전의 1당 모습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이유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상임위 법안소위 등 여야 합의로만 통과가 가능하도록 한 규정들을 ‘3당 합의’ 등으로 규정을 낮추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엄태석 서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선 후에도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대결구도와 갈등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재의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는 만큼 협치든 연정이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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