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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남은 비누·크레파스 재가공 … 필요한 곳으로 ‘물건 가치’옮기죠

NGO ‘옮김’지예정 대표
텔서 보내준 폐비누 손질

연중기획 매력시민 세상을 바꾸는 컬처디자이너

관공서 이면지 접어 노트로
23개국 어려운 이웃에 전달
‘옮김’의 비누와 크레파스, 이면지 공책을 들고 있는 지예정씨. 재가공으로 가치를 되살린 제품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옮김’의 비누와 크레파스, 이면지 공책을 들고 있는 지예정씨. 재가공으로 가치를 되살린 제품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청년 NGO ‘옮김’의 지예정(26) 대표는 “물건의 가치를 옮기는” 일을 한다. “쓰레기로 버려진 비누와 크레파스·이면지를 모아 재가공해 그것들이 꼭 필요하지만 없어서 못 쓰는 지역으로 옮기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래 비누 4만5000개, 크레파스 5000세트, 이면지 노트 2500권을 세계 23개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옮김’은 대학생 토론 동아리로 출발했다. 2010년 미국의 NGO ‘클린더월드’의 활동을 알게 된 뒤 한국지부 격인 ‘클린더월드 코리아’로 성격을 바꿨다. 처음엔 호텔에서 수거한 비누를 재가공해 기부하는 ‘클린더월드’의 활동을 그대로 따라 했지만, 차츰 재활용 범위를 넓히며 2012년 ‘옮김’으로 또 한번 변신했다. ‘누군가에게는 버림, 누군가에게는 옮김’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13년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다.
 
2010년 봉사자로 첫발을 디딘 지 대표는 2012년부터 ‘옮김’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했고, 올 초 대표를 맡았다. 그는 “‘옮김’의 가치를 기부자·봉사자들과 공유하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스스로 소비 습관을 돌아보고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고 했다.
 
이면지 이용한 노트를 만들고, 쓰다 남은 크레용, 호텔에서 사용하다 남은 비누를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 운영하는 '옮김'의 지예정 사무국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면지 이용한 노트를 만들고, 쓰다 남은 크레용, 호텔에서 사용하다 남은 비누를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 운영하는 '옮김'의 지예정 사무국장. [사진 신인섭 기자]

‘옮김’이 재활용하는 비누는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소속 10여 개 호텔에서 보내준다. 투숙객들이 한두 번 쓴 거의 새 비누들이다. 헌 크레파스는 유치원·어린이집에서 모으고, 이면지는 은평구청 등 관공서에서 수거한다. ‘옮김’ 활동에 대한 소문을 듣고 크레파스·이면지를 자발적으로 모아 택배로 보내주는 봉사자들도 많다.
 
재가공 작업은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지 대표는 “2012년부터 참여한 봉사자만 1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비누는 표면을 감자칼로 깨끗이 깎아낸 뒤 종이로 포장한다. 크레파스는 색깔별로 나눠 녹인 다음 실리콘 틀에서 다시 굳혀 ‘8색 크레파스’로 제작한다. 이면지는 반으로 접어 깨끗한 면만 드러나게 한 뒤 스프링 노트로 만들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에게 전해준다.
 
비누와 크레파스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등을 통해 해외로만 보낸다. “국내 노숙인 등에게 전달했더니 남이 썼던 물건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크레파스도 국내에선 36색, 48색 등 색이 많은 제품을 선호해 활용도가 낮다”고 했다. 2014, 2015년에는 ‘옮김’이 직접 태국 매솟의 빈민 지역을 찾아가 전달했다. 올해는 필리핀 톤도 지역을 찾아갈 계획이다. 지 대표는 “비누를 통한 위생 교육, 크레파스를 활용한 미술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옮김’을 꿈꾼다”고 말했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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