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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애슬론 구해주러 왔어요 … 총 들고 스키 신은 ‘러시아 여전사’

안나 프롤리나(33·여·사진 오른쪽)와 에카테리나 압바쿠모바(27·여·왼쪽)

안나 프롤리나(33·여·사진 오른쪽)와 에카테리나 압바쿠모바(27·여·왼쪽)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2~5일)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사람들 시선은 태극마크 모자를 쓰고 나타난 두 외국인 여자선수 쪽으로 쏠렸다. 두 발엔 스키를 신고 3.5㎏짜리 소총을 등에 둘러멘 채 눈 쌓인 주로를 달리는 이들은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가 된 러시아 출신 안나 프롤리나(33·여·사진 오른쪽)와 에카테리나 압바쿠모바(27·여·왼쪽)다. 매서운 눈빛으로 눈밭에 등장한 이들은 영화 속 여전사를 떠올리게 했다.

태극마크 단 안나, 에카테리나
귀화 후 세계대회 성적 좋아 ‘보물’
감독 “내년 평창서 메달 노려볼 만”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복합스포츠 바이애슬론은 유럽이 고향이다. 18세기 후반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에서 양국 국경수비대가 펼쳤던 시합이 시초이며, 1968년 겨울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다.

비유럽 국가가 올림픽 바이애슬론에서 메달을 딴 건 2010 밴쿠버 때 카자흐스탄의 엘레나 크루스타레바가 유일할 만큼 유럽이 초강세다.

세계 무대에 명함도 못 내밀던 한국 바이애슬론에 둘은 보물 같은 존재다. 프롤리나는 지난해 3월, 압바쿠모바는 12월, 법무부의 체육 우수인재 특별귀화 심사를 통과해 한국사람이 됐다. 준비된 선수들인 만큼 성과도 바로 냈다. 프롤리나는 지난해 8월 에스토니아 여름 세계선수권에서 스프린트 은메달, 추발 동메달을 땄다. 압바쿠모바는 지난달 오스트리아 세계선수권 개인 15㎞에서 5위를 했다. 한국은 이들을 포함한 러시아 출신 선수 4명의 귀화와 러시아 코칭스태프 영입으로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스키를 타다가 8세 때 바이애슬론을 시작한 프롤리나나, 2009년 우연한 기회에 입문하게 된 압바쿠모바 모두 러시아에서 인정받던 선수다. 프롤리나는 2010 밴쿠버 올림픽 때 러시아 대표로 출전해 스프린트에서 4위를 했고, 압바쿠모바도 러시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런데 탄탄대로 같았던 선수생활이 고비를 맞았다. 프롤리나는 2013년 출산 이후 기량이 떨어진 것. 압바쿠모바도 2015년 이후 대표팀 경쟁에서 밀렸다.

인생의 기로에서 두 선수들에게 한국이 손을 내밀었다. 압바쿠모바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해 러시아어가 유창한 김종민 대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이 귀화 제안을 해왔다. 2014 소치 당시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동료들 모습이 부러웠다.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의 대표로 뛴다는 건 큰 기회다. 주저없이 (귀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프롤리나는 “2009년에 열린 평창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했다. 그때부터 한국에서 뛰라는 계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둘의 일거수 일투족은 러시아에서도 관심사다. 훈련장에선 러시아 방송사 카메라들이 집중적으로 두 선수를 따라다녔다. 안드레이 프루쿠닌(러시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매체 10여 곳에서 (두 선수를) 인터뷰해갔다. 러시아 대표 출신이 한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가는데 대해 관심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바이애슬론은 기록경기인 만큼 설원을 빨리 달리는 게 관건이다. 동시에 최대 분당 200회까지 뛰는 심장박동을 억누르고 과녁을 정확하게 맞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프루쿠닌 감독은 “지금은 두 선수 기량이 전성기 때의 70% 수준이지만, 1년 내에 옛 기량을 찾아 평창에서 메달을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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