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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부자 할아버지’ 없어도 행복한 사회로

이소아경제기획부 기자

이소아경제기획부 기자

‘금요일 조기퇴근’으로 내수를 살리겠다는 정부 발표 뉴스에 “돈 쓸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쓸 돈이 없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인은 1년에 2113시간 일한다. 법정노동 8시간으로 나누면 264일, 1년의 70%를 일하는 셈이다. 그런데 ‘쓸 돈’은 부족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가계 실질소득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가계소득의 대부분인 근로소득이 오르지 않아서다. 소비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정부나 전문가들이 꼽는 소득정체의 대표 원인은 ‘저성장’이다. 그러나 저성장 탓만 하기에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 즉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결혼 시장에선 ‘할아버지 재산’이 많은 사람이 최고의 배우자감이라는 말이 돈다. 고령화로 아버지 재산은 물려받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란다. 본인의 근로소득으로는 ‘자력갱생’의 희망이 되지 못하니 결혼·출산을 기피하고 비정상적인 냉소와 자포자기, 사회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대선주자마다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만큼은 허울뿐인 일자리 수 경쟁이나 세금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국민 부담’ 공약에 그쳐서는 안된다.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기업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정치권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 스스로도 ‘좋은 일자리’의 주역이라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사회 구성원의 행복한 삶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SK그룹이 정관에서 ‘이윤 창출’이란 문구를 삭제하고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란 말을 넣은 것은 의미가 크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가 행복하려면 고객·주주·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이 전제돼야 하고 우리의 행복을 이들과 나눠야 한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그 말씀, 참 반갑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도요타 등 대기업과 함께 유연근로제, 근로인터벌제를 밀어붙여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직장생활을 장려하고 있다. 또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적용하고, 정부가 나서 기업의 임금 인상을 독려한다. 기자가 인터뷰한 미국 바디케어 기업 닥터브로너스의 마이클 브로너 CEO는 매년 수익의 3분의1을 사회에 환원하고 CEO와 말단 직원의 연봉 차이가 5배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사람과 사회와의 공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비록 부자 할아버지가 없어도 말이다. SK의 행복론이 더 확산됐으면 한다. 

이소아 경제기획부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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