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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키즈' 최다빈, 아시안게임 사상 첫 피겨 금메달

  
'피겨 여왕' 김연아(27·은퇴)도 따지 못한 겨울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김연아 키즈' 최다빈(17·수리고)이 목에 걸었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대회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40점, 예술점수(PCS) 57.84점으로 합계 126.24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61.30점을 챙긴 최다빈은 총점 187.54점으로 개인 최고기록점수를 작성하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최다빈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고 성적표를 작성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역대 아시안게임 피겨에서 따낸 메달은 동메달 2개가 전부였다. 1999년 강원 대회 당시 아이스댄스에서 김태화-이천군 조가 첫 동메달을 따냈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는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100년 역사상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유일한 여자 선수다.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그랑프리 파이널 등 모든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지만, 갖지 못한 금메달이 하나 있다. 바로 겨울 아시안게임 메달이다. 2007년 창춘 대회를 앞두고는 허리 통증 때문에 출전을 포기했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우승 이후 휴식기에 들어가 불참했다.


김연아가 따지 못한 겨울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김연아를 보고 자란 최다빈이 목에 걸었다. 5세 때 친언니를 따라 스케이트화를 신은 최다빈은 11세 때 트리플(3회전) 점프 5종을 마스터한 ‘점프 신동’이다. 김연아처럼 점프를 도약할 때 엣지가 매우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만 12세에 국가대표에 뽑힌 최다빈은 2014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올랐고, 2014~2015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선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메달(동메달 2개)을 따냈다. 점점 국제대회 경험이 쌓이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표현력도 한층 좋아지고 있다. 최다빈은 "연아 언니가 몸을 쓰는 법과 시선 처리 요령 등을 자세히 알려줬다"고 했다. 김연아가 졸업한 군포 수리고에 재학 중인 최다빈은 지난해 김연아와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되면서 김연아의 조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최다빈의 성적은 들쭉날쭉했다.시니어 그랑프리에선 7위, 9위에 머물렀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최다빈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지난 주 4대륙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쇼트프로그램 음악을 영화 ‘라라랜드’ OST로 바꾸기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다빈은 2018년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인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완벽한 연기로 갈채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쳤고, 프리스케이팅에선 점프 실수를 했지만 후반부에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해 182.41점을 얻어 5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 중 국제대회에서 180점대를 넘는 점수를 기록한 건 김연아와 박소연(20·단국대)에 이어 최다빈이 세 번째다.

부진에도 낙담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에 임한 최다빈을 하늘이 도왔다. 생애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당초 최다빈은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 지난달 종합선수권에서 4위에 그쳐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박소연이 발목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하면서 김나현(17·과천고)과 함께 최다빈이 삿포로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그리고 최다빈은 갑작스레 얻은 기회를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었다. 일본 관중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은 금메달 후보, 혼고 리카(21)를 꺾었다. 지난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혼고는 점프 도중 넘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다빈은 클린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의 7가지 요소(점프 3개·스핀 3개·스텝 시퀀스 1개)에서 모두 가산점을 챙겼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61.30점도 자신의 최고점에 0.3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좋은 연기였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최다빈의 강한 멘털이 빛났다.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그룹의 맨 마지막 순서인 24번째로 연기한 최다빈은 다른 선수들의 클린 연기를 보고 들어가 부담이 컸을텐데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영화 닥터 지바고 OST에 몸을 맡긴 최다빈은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완벽하게 착지하자 그 다음부터는 물 흐르듯이 연기가 이어졌다. 4분10초간 실수없는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인 최다빈은 쏟아지는 박수에 숙여 화답했다.


최다빈은 "마지막에 연기를 펼쳐야 해서 부담감이 클까봐 앞의 선수들의 연기를 안 보고 내 연기에만 집중했다.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나와서 좋은 결과까지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최다빈의 생애 최고의 순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 발목 부상을 입고도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한 김나현(17·과천고)이 다음달 29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한 것이다. 이 대회 출전권은 차순위인 최다빈에게 돌아갔다. 이번세계선수권대회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최다빈이 10위 내에 랭크되면 한국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 두 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최다빈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삿포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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