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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맨땅에 헤딩하라면, 그건 깨진 달걀 낭자한 사회”

“창의적인 삶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는 사회는 ‘깨진 달걀 낭자한 처참한 사회’입니다.”

‘손 로봇’ 발명한 조규진 교수
서울대 졸업식서 사회 여건 비판
소설가 최인훈은 법대 명예졸업장

서울대의 71회 학위 수여식이 열린 24일 축사를 한 조규진(44·사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졸업생들을 품을 준비가 안 된 사회여건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손 로봇’을 발명한 로봇 과학자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가 통조림을 따거나 문을 열 수 있는 장갑 ‘엑소 글러브 폴리(Exo-Glove Poly)’를 최근 발명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조 교수는 사회가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네가 정말 창의적이라면 어디 한번 맨땅에 헤딩해 봐’라고 말한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고 있는 청년은 알을 품은 어미와 같다. 그 작은 알을 치열하게 안고 있어야 마침내 알 속에 있는 것이 세상에 나온다. 부디 용기를 가지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라고 권했다.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오는 시대에 내 아이디어 따위는 세상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틀렸다”며 “진실한 소망, 작은 아이디어를 소중하게 키워 보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불완전한 자신을 드러내고 소통한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이날 졸업생 대표 연사는 종교학과 졸업생 이진열(28)씨가 맡았다. 2013년 스마트폰 잠금화면에서 한류 스타와 가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마이돌’ 창업자다. 그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고 편모 밑에서 자라 ‘반쪽짜리 인생’을 살고 있었다. 서울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서 완전한 인생을 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대 법대는 소설가 최인훈(81)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최씨는 1952년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 이후 혼란한 사회에서 법학 공부를 계속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껴 56년 휴학한 뒤 복학하지 않았다.

졸업식에 나온 최씨는 “옛날 동숭동에 있던 서울대 캠퍼스를 떠난 후 이곳에 처음 왔다”며 “오늘 교문을 들어서기 전과 졸업장을 받은 지금, 마음의 밀도가 크게 다르다. 졸업 동기생들을 축하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자연대 화학과는 B형 간염 백신 등을 개발한 생명과학자 신승일(79)씨에게도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학사 2422명, 석사 1804명, 박사 699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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